카페 취업 전, 자격증 취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호주 바리스타를 목표로 출국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할 것이다.
'바리스타 자격증, 따야 할까?'
호주에서 경력을 쌓았다면 상관없지만 호주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이라면 이력서에 정말 쓸 말이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를 어필해야 하는데 경력은 없으니 자격증이 있다면 이력서도 한 줄 채우고, '얘가 커피를 좀 할 줄 아나 보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자격증에 대한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하지만 심사숙고 끝에 자격증은 따지 않기로 했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한국에서 발급된 자격증은 인정받지 못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정받고 못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관심이 없다. 가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인터뷰를 하고 트라이얼을 했던 모든 곳은 자격증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자격증은 실력을 대변하지 않는다.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실력이 우수하다고 단정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운전면허를 취득했다고 해서 모두 운전을 잘하는 게 아닌 것처럼, 바리스타 자격증이 그 사람의 실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세 번째, 자격증 종류가 너무 많다. 바리스타 자격증은 호주에서도 취득할 수 있다. 한국 못지않게 바리스타 학원이 많고 그 많은 학원에서 각자의 이름으로 자격증을 발행한다. 코스만 수강하면 자격증을 주는 학원도 있다. 자격증이 더 이상 자격증으로써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격증은 필수요소가 아니다.
그렇다면 호주에서의 경력도, 자격증도 없는 사람은 어떻게 카페에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한국 카페에서 일을 했던 사람이라면 그 경력을 어필해 보자. 분명 호주 카페와 한국 카페는 비슷한 분위기가 아니다. 소비되는 메뉴도, 만드는 메뉴도 다르다. 하지만 한국의 카페도 분명 카페다. 비록 호주에서의 경력은 아니지만 카페 경험이 있다는 점을 나만의 차별점으로 이용하는 것도 구직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카페 경력이 전무한 사람이라면, 바리스타가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 카페에 지원해 보자. 호주 카페에서는 바리스타 외에도 FOH(Front of House), All rounder 등 다양한 포지션으로 일 할 수 있다.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바리스타가 커피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바쁜 시간에 바리스타를 보조할 기회를 얻기도 한다. 실력을 보여준다면 바리스타로 전직도 가능하다.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호주에서도 경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경력으로 카페 바리스타가 되는 길이 쉽지 않지만, 실력만 갖추고 있다면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자격증 취득을 생각 중인 사람이라면 '어떤 자격증을 취득할지'고민하기보단, '자격증 취득'과 '실전 경험 쌓기'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이 조금 더 실용적일 것이다.
자격증 취득은 무의미하지 않다. 그러나 구직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