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가출은 내가 하고 싶다!

by 플로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모르겠다. 모친이 친 사고로 인해 나는 거지 같은 취급을 당했고 그로 인해 쓸데없이 할 일이 늘어났는데 지금 왜 그 사고를 친 당사자가 '가출'을 하며 시위 아닌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일까?


화가 났다는 이야기는 그다음 날 우연히 카페에 들른 친구를 통해 전해 들었다. 뭐 언제나처럼 울 모친의 하소연을 들었다는 이야기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 이야기를 전해준 친구는 '모친과 잘 화해하라'라고 했다. 뭐, 화해고 뭐고 며칠 지나면 또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내게 될 것이라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고 도리어 '내가 화가 나는 상황인데 도대체 모친의 명분은 무엇일까?'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한시도 집에 없는 모친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를 않았다. '전화 소리를 못 들었나?' 싶어서 모친과 함께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용건을 해결했다. 그리고 친구가 또다시 '엄마가 아직 화나있어?'라고 물었다. '글쎄?' 그 사건 이후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통화를 한 적도 없어서 엄마가 아직 화가 나있는지 아닌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3일 차가 되어 모친의 '가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오고 지금 이 글을 쓰면서는 실소까지 나오는 이 상황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카페에 내려오는 시간 전에 집을 나가 내가 카페를 닫은 이후 집에 돌아오는 방식으로 가출을 진행하고 계신 듯하다. 그리고 이 와중에 더욱 웃긴 것은 집을 나서기 전에 카페의 불을 밝혀두고 간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가? 신종 개그인가? 신종 괴롭힘? 도무지 알 길이 없는 이 이상한 가출 시위를 이해할 수가 없다. 하루 종일 바깥으로 나도는 것이 힘들 것 같긴 하지만 생각해 보면 원래 우리 모친은 집보다는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양반이니. 그냥 이번 기회에 마음껏 드라이브하고 신나게 출타하시는 건데 친구에게 '가출'이라고 과장해서 말해서 내 귀에 들리도록 하려는 의도였던 건가?


하아.. 정말... 왜 이러시는 건지...

나야말로 가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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