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시간이 없다

불안과 초조함을 이겨내는 방법

by 플로터

공연은 내 유일한 취미지만 이제 어느 정도 습관처럼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관성적인 관람을 하고 있다. 티몬 사태는 의외로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그것은 바로 할인 공연 티켓의 구입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자주 뉴스에 등장하듯이 공연 가격은 만만치 않다. 그런 공연을 일주일에 한 번 보는 것은 아무리 제일 싼 좌석을 구입해도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은 가격이 조금 비싸도 정상 티켓을 구입하지만 그냥 공연이 보고 싶을 때 내가 제일 먼저 찾아보는 사이트는 티몬이나 위메프 같은 사이트였다. 대부분 대학로의 소극장, 그것도 딱히 끌리지 않는 공연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가끔 큰 공연들이 반값보다 싸게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 그런 티켓을 발견하면 캐스팅이나 날짜도 가리지 않고 그냥 무조건 보러 가곤 했다.


하지만 위의 사이트들이 문을 닫자 이제는 더 이상 할인 티켓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대부분 정가 티켓을 구입하게 되었다. 얼마전 아역 출신의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연극이라길래 나름 호감을 가지고 있는 배우이기도 해서 호기심에 못이겨 그 먼 길을 거의 5시간 가까이 달려갔더니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는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기에 짜증이 잔뜩 났는데 그 티켓 가격이 무려 7만 원 가까운 금액임을 깨닫고는 잠시 공연 관람을 중단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35% 할인 티켓이었다. 하지만 작년에 매우 오랜만에 보고 실망한 렌트와 비슷한 작품이란 생각에, 알고 보니 작곡가가 동일인이었지만, 매우 망설였으나 그래도 2주에 한 번은 공연을 보고 싶어서 꽤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한 공연이었다. 30살이 되기 전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주인공의 이야기. 작곡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한다.


이미 난 30살이 훨씬 넘었지만 그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1990년대 30살을 며칠 앞둔 존은 30살이 되기 전에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박에 휩싸인다. 그리고 나 역시 그 강박을 느끼고 있다. 물론 주인공처럼 무언가를 이룬다거나 유명인이 되겠다는 엄청난 목표는 아니지만 나 역시도 이제 곧 바뀔 앞자리 숫자가 자꾸만 두렵고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10대에는 너무나 어른으로 느껴지던 나이였고 20대에는 무언가 다 안정된 나이일 것 같았고 30대에는 조금만 견디면 다 편해지리라 여기던 40대의 나는 생각보다 어른스럽지 않고 하나도 안정되지 않았으며 편해지기는커녕 자꾸 다가오는 새로운 나이에 대한 강박으로 빨리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초조함으로 가득하다.


그러한 초조함을 무대 위 29살의 존이 같이 경험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그래 모두 누구나 자신만의 초조함과 불안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지나갈 것이다. 물론 새로운 초조함과 불안이 다시 생겨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지금 가진 내 불안과 초조가 언제나 동일한 내용으로 영원히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오늘의 불안과 초조는 언젠가 끝난다. 내일은 내일의 새로운 불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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