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논리'로 지어진 무안 국제공항

제2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막기 위해 돌아봐야할 것들

by 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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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공항 사고 현장(왼쪽), 한화갑 전 국회의원(오른쪽)/ 사진=한화갑 국회의원 페이지 캡처

무안 국제공항의 또 다른 이름은 ‘한화갑 공항’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를 역임한 당시 정권 실세 한화갑 전 의원 주도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공항이 지어진 무안군은 한 전 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한 전 의원은 수많은 우려에도 몰아붙였고 정치 논리로 지어진 무안공항에서 지난달 29일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 발생 과정을 살펴보면 정치 논리로 설립 당시 등한시된 수많은 문제점이 주요 원인이 됐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 조류 충돌이 사고 원인인데 앞서 1998년 환경부는 공항 부지가 조류 서식지라며 위험을 경고했다. 실제 지난 6년간 무안 지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은 10건으로 14개 지방공항 중 발생률이 가장 높다. 2020년 활주로 연장 사업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비슷한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는 우려도 이번 참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참사 당일 무안공항에 근무한 조류 퇴치반 1명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류 서식지임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하지만 운항 항공기 수가 적고 이용객이 저조한 무안공항에서 상시 상당수의 인력을 유지하는 것은 부담이다. 2005년 3차 공항개발 중장기 계획에서 2025년 예상 이용객 규모를 전망했는데 무안은 예측치 대비 실제 이용 인원이 7%에 불과했다. 반면 청주 135%, 김포 74%, 인천 68%다.


무안공항은 이같이 수많은 문제점이 지적됐음에도 1999년 첫 삽을 떴다. 만일 당시 제기된 문제점을 수용해 경제적 타당성도 갖추고 공항 부지로 적합한 지역에 지어졌다면 이번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향후 제2의 제주항공 참사를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국토부가 공항별 환경적 요소 등을 고려해 상시 유지해야 하는 안전 관련 인력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또 부족한 안전 분야가 있다면 새로운 부서를 신설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안공항의 경우, 조류 퇴치 인력이 총 4명 근무하는데 이는 김포공항 23명, 제주공항 20명, 김해공항 16명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안전 관련 인력 확대에 일부 정부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적자 폭이 큰 공항의 경우 채용 확대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안전 관련 인력에는 공항이 충분히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에 설립된 공항부터 향후 지어질 공항까지 모두 면밀하고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를 참사로 키운 요인에 ‘콘크리트 둔덕’이 꼽히는데 사전에 수차례 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국토부는 방치했다. 국토부는 각 공항을 점검하며 콘크리트 둔덕과 같이 사고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요인을 점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참사를 통해 정치 논리만 고집할 경우 국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봤다. 그렇기에 이를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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