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4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 151~154

by 미르mihr



언어는

첫 번째 사람에서 두 번째 사람으로

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즉 본 사람에서 못 본 사람에게로

가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언어는 필연적으로

두 번째 사람에서 세 번째 사람에게로 간다.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모두 못 본 사람이다.



Le langage ne se contente pas

d'aller d'un premier à un second,

de quelqu'un qui a vu

à quelqu'un qui n'a pas vu,

mais va nécessairement

d'un second à un troisième,

ni l'un ni l'autre n'ayant vu.






지난여름.

발 넓은 친구 A가, 신형 아파트에 사는 B를 만나고 온 뒤 내게 말했다.


"B네 아파트 단지에 입주민 전용 카페가 있는데, 거기 팥빙수가 되게 맛있더라."


더운 여름날이었으므로, 나는 만난 지 오래된 B의 얼굴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어머 아파트 단지 안에, 입주민을 위한 카페가 있다고? 그 팥빙수 나도 먹어보고 싶네."



이번 여름.

무덥던 어느 날, A에게서 팥빙수 먹으러 B의 아파트 카페에 가자는 연락이 왔다.


"너 예전에 가고 싶다고 했었잖아, 내가 그 말했더니 B가 너랑 같이 오라데."


더운 여름날이었지만, 나는 만난 지 더 오래되어버린 B의 얼굴을 떠올리며 거절했다.


"어쩌지. 나 이젠 안 가고 싶은데."


"변덕이네."


(나만 빼고) 사람들은, 참말로 기억력이 좋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그나저나 못 본 사람에게 말하고 있는 본 사람은 과연, 무엇을 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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