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8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375~378

by 미르mihr



자기 자신을 지각할 수 없게 되기,

사랑할 수 있기 위해 사랑을 해체하기.

마침내 홀로 있으면서 참된 분신을 만나기 위해

자기 자신의 자아를 해체하기.


Devenir soi-même imperceptible,

avoir défait l'amour pour devenir capable d'aimer.

Avoir défait son propre moi

pour être enfin seul, rencontrer le vrai double.






'사랑하다'는 동사 즉 행위이고, '사랑'은 명사 즉 멈춰버린-이미 굳어진 관념이나 생각이다. 지난 '사랑'에 붙잡혀 있으면, 한 때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던 어떤 행위를 그저 반복할 뿐,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사랑'하는' 행위는 불가능하다. 누군가에게 이게 자신의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 사람을 전혀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 아무도-자기 자신마저 사랑하지 않는 이들이 도처에 있다.


어떤 이가 '사랑'에 매여있는지 아니면 '사랑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겠냐고? 누군가를 사랑하는데도 사는 게 재미가 없다면.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날마다 그 사람에 관하여 새로 알아내는 것이 없다면. 누군가를 사랑하는데도 새로운 사랑의 기술을 위해 날마다 자신의 신체를 연마하면서 설레지 않는다면. 그건 그저 지난 '사랑'에 붙잡혀 있는 게 아닐까? (훗, 지금 이거 니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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