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6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367~370

by 미르mihr



사람들은 지금 막 일어난 일을 결코 알지 못할 것이며, 일어나게 될 일을 항상 곧 알게 될 것이다. 단편소설과 콩트를 마주 한 독자 앞에는 이러한 두 가지 숨 가쁨이 있는데, 이는 생동하는 현재를 매 순간 가르는 두 가지 방식이기도 하다.


On ne saura jamais ce qui vient de se passer, on va toujours savoir ce qui se passera, tels sont les deux halètements différents du lecteur, face à la nouvelle et au conte, mais ce sont deux manières dont se divisent à chaque instant le présent vivant.






'무슨 일이야, 왜 그랬어?'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하는 말들이다. 그러나 벌써 벌어진 사건의 전말은 항상 알 수 없고 앞으로 벌어질 일은 곧 알게 된다면, 나는 매번 쓸데없는 말을 하는 셈이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알 수 없다는 건 아마도, 우리 자신의 의도에 포함되지 않은 온갖 힘들이 항상 작용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우리가 곧 일어날 일만 알 수 있다는 말은,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어쩌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의도뿐이라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 나머지는 합리적인 억측과 의심에 찬 희망이겠지.


사람들은 대체로,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현재를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를 산다'는 건 과연 무엇일까? 아니 그전에, 과연 '현재'란 무엇일까? '현재'라는 것이 정말 있기는 한 걸까? (만약 '현재'가 없다면 '과거'와 '미래' 또한 없을 것이다.) 어떤 과학자들에 따르면 '시간은 (과거-현재-미래의 순서대로) 흐르지 않는다'. 또 어떤 종교에 따르면 시간은 영원히 돌고 돌아서, 과거-현재-미래의 영원한 실타래가 언제나 내 주위를 둘러싼 채 엉켜있다. 그렇다면 '과거'는 결코 지나가지 않고, '미래'는 항상 벌써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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