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4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357~360

by 미르mihr



얼굴이 정치라면, 얼굴-해체하기 역시 정치라서 실재적 생성들과 전적인 잠행자-되기를 끌어들인다. 얼굴-해체하기, 그것은 기표의 벽을 관통하기 혹은 주체화의 검은 구멍에서 빠져나오기와 같은 것이다... 당신의 검은 구멍들과 흰 벽들을 찾아라, 그것들을 인식하라, 당신의 얼굴들을 인식하라.


Si le visage est une politique, défaire le visage en est une aussi, qui engage les devenirs réels, tout un devenir-clandestin. Défaire le visage, c'est la même chose que percer le mur du signifiant, sortir du trou de la subjectivé... cherchez vos trous noirs et vos murs blancs, connaissez-les, connaissez vos visages.






일본 교토에 있는 사찰 '렌게오인'에 갔을 때, 천 개의 천수관음입상에도 놀랐지만 그 한가운데 거대한 자태로 모셔진 천수관음좌상에 완전히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보통 천수관음은 천 개의 손으로 중생을 보살핀다. 그런데 이 천수관음은 그 얼굴-머리에서도 천 개나 되는 다른 머리-얼굴이 피어나고 있지 않은가!


의미작용하면서 주체를 만들어내는, 얼굴을 해체하겠다고 반고흐처럼 귀를 잘라 낼 것인가. 아니면 오이디푸스처럼 눈을 찌를 텐가. 귀가 잘려도 끝없이 울려 퍼지는 탐욕 세계의 소음은 피할 수 없고, 눈을 찌른다 해도 이미 기억의 망막에 새겨진 저주스러운 세상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아직 닮지 못한 '천 개'의 얼굴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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