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두 정거장 전

소고기 냄새를...

by 아둘내미

오늘은 회사 회식이 있는 날.


이렇게 비싼 소고기는 처음이다.
내 돈이었다면... 아마 못 골랐을 메뉴.


맛있는 걸 입에 넣을수록

집에서 혼자 성준이를 보고 있을 아내가 떠오른다.


내가 덜 먹고, 싸 들고 갈 순 없을까.

집에서 구워주면 잘 먹을 텐데.


고기는 다 먹었고

사람들은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간다.

나는 슬쩍 휴대폰을 꺼내 버스 시간표를 본다.


퇴근 시간엔 집으로 가는 버스가 30분마다 한 대.

놓치면, 그대로 30분이 더 늦어진다.


성준이가 생긴 뒤로 회식은 늘 1차에서 끝냈다.

밥만 먹고, 인사하고, 바로 나온다.

그래도 아내 혼자 버티는 시간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은 남는다.


오늘은 온몸에

소고기 냄새를 잔뜩 달고

집으로 가겠지.


“2차 가시죠?”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인사를 하고 서둘러 나오자마자

버스 위치를 확인했다.


두 정거장 전.


여기서 뛰면 5분 거리다.

배가 부른데도, 뛰었다.


정류장이 보이는데

버스가 먼저 도착해 사람이 타고 있는 중.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더 준다.

도대체 나는

얼마나 운동을 안 한 걸까.


간신히 올라타고서야 숨을 고른다.


아…
고기 올라올 것 같다.


IMG_1948.JPG 아내가 보내준 사진. 오늘도 변함없이 떡뻥을 먹는 성준이. 섬세한 새끼손가락.




2019.01.03.

생후 23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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