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첫 날
두어 달 전, 가깝게 지내는 가족이
가족끼리 제주도 여행을 제안해 줬다.
그 가족은 아들이 둘.
첫째는 여섯, 일곱쯤이고
둘째는 세네 살 정도 쯤.
아들 둘 키우고 있는 집이 옆에 있으니
덜 불안할 것 같았고,
무엇보다 아내가 가고 싶어 했다.
아내를 위해, 같이 가기로 했다.
막상 여행 전날이 되자
마음이 괜히 급해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짐을 챙기다 보니
짐이 점점 불어난다.
그러다 저녁엔
아내 컨디션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
‘못 가는 거 아닐까’ 걱정이 됐는데,
새벽에 조금 괜찮아져서
일단 공항으로 출발했다.
일찍 나왔으니 여유 있겠다 싶었는데,
공항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성준이가 멀미하는 것 같아
휴게소에 잠깐 세워 쉬었고,
공항 근처에선 교통체증에 한 번 더 막혔다.
게다가 주차장은 생각보다 멀었다.
주차장에서 한참을 더 걸어야 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땐
이미 숨이 가빴고,
정신없이 체크인을 하고 나니
벌써 체력을 다 쓴 기분이었다.
그리고 제일 걱정했던 비행기 안.
‘혹시 여기서 잠들면 좀 편해지지 않을까’
그 기대는 기대로만 남았다.
성준이는 그 짧은 비행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울며 보챘다.
달래고, 달래고, 또 달래고.
여기서는 안고 걸어 다닐 수도 없어서
그 자리에서 계속 버텨야 했다.
그렇게 그 긴 시간을 이겨내고
드디어 바퀴가 땅에 닿는 순간,
성준이는 잠들었다.
아...
조금만 일찍 잠들지.
그렇게 고생했는데.
허탈해서
눈물이 찔끔 나올 뻔했다.
렌트카를 빌려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울고,
나도 울고 싶고.
숙소에 도착했을 땐
이미 진이 다 빠져 있었다.
아기를 데리고 비행기를 탄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
자꾸 '그냥 안 갔으면 어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19.01.27.
생후 26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