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에필로그 | 성과도, 회사도 아닌 마지막 질문
시간은 늘 멈춰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청춘도, 긴 회사 생활도 한순간에 흘러갔다.
성과와 타이틀도 한때는 빛났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남들처럼 취업하고, 정해진 루트를 따라 살아왔다.
그 안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수없이 지나갔지만,
돌이켜보면 남은 건 비슷한 흔적뿐이었다.
퇴사와 이직의 고민을 따라가다 보니, 길은 미로 같았다.
이쪽으로 가면 막히고, 저쪽으로 가면 돌아왔다.
회사를 탓하다가도, 다시 나를 탓하기도 했다.
좋은 방법이 있을 거라 믿었지만, 늘 같은 자리로 돌아왔다.
보고서, 회의, 잡담으로 하루를 채웠다.
말은 넘쳤지만, 정작 내 안의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대화는,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끝에서 남은 건 회사도 상사도 아니었다.
마지막에 남은 건 거울 속의 나였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결국 이 질문으로 귀결된다.
3부는 회사를 둘러싼 질문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제 질문은 더 이상
“다닐까, 그만둘까”가 아니다.
앞으로는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4부는 그 질문에서 시작된다.
정체성을 다시 바라보고,
자기 방식대로 설계하려는 시도.
회사 밖이든, 안이든,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실험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