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미국 병원 10

H1B VISA 10만 불?

by 새 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를 신청할 때 10만 불을 내라고 한다. 나도 유학비자로 미국에 간 후 취업 시에는 나를 채용한 병원에서 스폰서가 되어 취업비자로 변경했던 경험이 있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간호사는 H1B Visa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미국의 이민 유입을 옥죄는 것이 미국인들을 위하는 길일까.


Jon McKenna가 2025년 8월 12일에 의료전문 웹사이트인 Medscape에 기고한 글을 보면 현재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전체 간호사 중 60세 이상이 40퍼센트 이상이나 된다. 다시 말해 5년 이내에 미국 전체 간호사의 40퍼센트가 은퇴한다는 뜻이다.

미국 노동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30년까지 미국에서 부족한 간호 인력은 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by Laila Burtom, RN, MSN at Registered Nursing.Org) 이 숫자로는 감이 오지 않으므로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자. 대한간호협회가 건강보험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전국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28만 3603명이다. (강신국기자, 데일리팜, 2025/6/25) 즉 한국 전체 간호사의 두 배 가까운 간호사를 미국은 5년 이내에 추가 양성해야 한다. 가능한 일일까. 2024년 7월 10일에 Drishti Pillai 외 2명이 KFF에 발표한 글을 보면 2022년 현재 미국 전체 약 320만 명의 취업 간호사 중 약 50만 명이 이민자라고 한다.


밤에 신환이 입원했다. 나이 드신 백인 환자였고 담당 간호사는 필리핀에서 온 간호사였고 나는 책임간호사로서 도와주고 있었다. 간호사가 환자의 의식 정도를 사정하기 위해 질문했다.

"여기가 어딘지 말씀해 보세요."

"난 내가 새크라멘토 병원에 오는 줄 알았는데 나를 필리핀으로 보냈네."

모두 웃고 말았지만 그 환자는 응급실부터 병실까지 내내 동양인 간호사의 간호를 받았다. 특히 밤에 일하는 간호사 중 미국에서 태어난 간호사는 거의 10명 중 한두 명이었다. 내가 일하던 곳의 간호인력은 최소한 반 이상이 이민 1세대인 간호사들에 의해 채워지고 있었고 필리핀에서 온 간호사가 그중 90%는 되었을 것이다. 우리 병동의 총 60여 명의 간호사 중 흑인 간호사가 4-5명 있었는데 그들 역시 이민 1세대였고 (나이지리아 2명, 케냐, 아이티 출신들) 미국에서 태어난 흑인 간호사는 일주일에 하루 일하던 PerDiem 1명밖에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병원의 관리자들이 이민자들을 선호해서 이민자들을 채용했을까? 이민 간호사들 때문에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본토박이 간호사가 몇이나 있을까?


트럼프는 지금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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