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개국과 하늘이 내린 외국어 기쁨

외국어를 알면 다른 세상 문이 열린다

by 윤옥환

#민간외교 #치료 #외국어 #장점 #대통령자격


모든 걸 포기하고 한국을 떠난 계기가 있다.

거듭되는 고통과 악몽도 있었지만

고문 후유증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서였다.


당시 홍채 진단법을 통해 병원에서 잡히지 않는 증세가 잡혔다.

"무엇보다도 치매가 조기 발생할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형사들로부터 머리를 곤봉으로 심하게 구타를

당한 후유증이었다.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확연해졌다.

홍채 진단 결과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 작은 땅을 떠나보자!'

한국을 떠나 일본이나 중국에서부터 무조건 보이는

글이나 간판을 읽었다.

치매가 오고 있다니 그저 당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떨쳐 버리기 너무 힘들었다.

한국에서 의학에 의존할 확신도 없었다.

세상의 어딘가에 있을 해답을 찾아 떠난 것이다.


당장 외국의 길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간판이나 게시판 글들을 읽는 것이다.

암기가 되지 않아도 무조건 읽어 두었다.

가능하면 소리 내서 읽는 버릇을 들였다.

타지에서 지나가던 외국인 눈에는 실성한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베트남에서는 "감사합니다"(깜 언)

"다음에 만나요!"(헨 갑라이)

"얼마입니까?"(바오 니에오 티앤?).


태국에서는 "안녕하십니까?" (싸와디캅)

"감사합니다!" (컵쿤캅)

"아지노모토 넣지 마세요" (마이사이 풍초롯)

정도를 익혀 종종 현지인들을 기쁘게 해 주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중국에서부터 미얀마에 이르는

거의 모든 동남아는 일본산 아지노모토를 남용하고 있었다.

한국인들이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여행하며 맛있다고

먹는 음식들은 모두 아지노모토 범벅이다.

아지노모토 중독자들이다.

그래서 태국에서부터는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마이사이 풍초롯"라고 의사를 전달하곤 했다.

모두가 '들은 채 만채'

동남아인들은 아지노모토가 해롭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

아무리 설명해주어도 먹히지가 않았다.

정부나 교육기관 등에서 방임하는 건지 알 수도 없었다.


히말라야로 둘러쳐진 네팔을 지날 때는 티베트 불경에 관심을

가졌다.

네팔에 있는 티베트 스님들과 함께 생활을 해보았다.

새벽 5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거행되는 '푸자'(불공)에

꾸준히 참석하였다.

한국에서는 어린 시절 이른 새벽에 들려오는

불경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은은한 목탁소리가 듣기 좋았다.

티베트 불교는 놀랍고 새로운 선물이었다.

새벽마다 거행되는 '푸자'는 가장 좋았다.


산사에 온유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냄새와 스님들의

경을 읽는 낭랑한 화음.

파란 새벽별들도 초롱초롱.

어둠처럼 깊은 산사의 고요함.

극락정토가 이런 곳이리라.

삶은 단지 잠깐 나타난 환영.

니르바나에선 죽음과 생의 두려움이 없고

전생과 후생을 놓침 없이 기억한다.


티베트어는 독특했다.

그도 그럴 것이 티베트어의 뿌리는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였다.

새들이 노래하는 것처럼 딱딱 끊어지는 어감이다.

잠시 지나가며 머문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티베트 불교는 인도에서 전래되었지만

지금은 티베트 불교가 인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티베트 불교의 불공(푸자)은 거의 하루 종일 이어졌다.

티베트식 불공에는 취타대 같은 악단이 자리 잡는다.

곰방대 모양으로 아주 기다란 '둥첸'이란 악기,

둥까르라는 소라나팔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티베트어는 속세를 위한 언어가 아닌 듯했다.

순전히 불교의식을 위한 언어로 창안된 듯하였다.


아랍 에미레이트에서부터 이집트에 이르기까지는

매일 아랍어와 부딪히며 살았다.

각 모스크에서 하루에 5차례씩 울려 퍼지는 '애잔'(신에게 부름)에 익숙해졌다.

애잔은 들을 때 잔잔하고 애잔한 마음이 들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원래 이슬람은 십자가 같은 우상이나 악기 연주를 금하였다.

그런데 애잔은 반주 없이 이루어지는 독창 같은 것이었다.


아랍어는 어려웠다.

매일 길이나 시장에서 들려오는 '애잔'을 열심히 들었다.

아랍어는 고대 중국어처럼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글을

적었다.

아랍의 도로 광고판에는 콜라를 표기한 광고판이 많았다.

어려운 아랍어중에 제일 빨리 읽을 수 있는 단어가

'펩시 콜라' '코카 콜라'였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아이들이 코란 공부하는 곳에 초대

받은 적이 있었다.

현지 언론들의 인터뷰를 받았다.

교육부로부터 3일 정도 무료 숙식도 제공받았다.

아이들이 소리 크게 코란을 읽는 곳에 함께 머무는 것이

좋았다.


아이들은 쉴 새 없이 떠들기를 좋아한다.

병아리들처럼 귀엽게 공부를 하였다.

수업을 마치면 삼삼오오 모여서 놀이를 했다.

외국어를 즐겁게 배우려면 아이들 노는 곳에 있으면 된다.

외국어 듣기와 기본회화를 익히려면 아이들 모인 곳이

최고란 것을 알았다.


스웨덴어와 터키어 등도 현지를 지날 때 열심히 익혔으나

기억에서 거의 사라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카페를 열심히 드나들며 이태리어를 익혔다.

이태리는 오페라와 성악의 나라였다.

오페라 공연이 많았다.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을 가능한 많이 열람하도록

노력했다.


독일에서는 이름난 사상가들이 많아서 원서들을

독일어로 읽어보았다.

독일인들의 정직성, 근면성, 정확성들이 묻어났다.


프랑스어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프랑스인들의 집에서

머물 때 열심히 독서하면서 익혔다.

도서관들과 박물관들을 틈나는 대로 들렀다.

세상에서 발음하기 가장 어려운 언어는 불어였다.


언어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단이다.

언어를 배우는 어려움만큼 돌아오는 보람도 놀라웠다.

소통과 대화 시 현지인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언어를 알지 못하였으면 알지 못하였을 각종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현지인들이 더욱 친밀감을 보여준다.

민간 외교관, 민간 대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인격이나 품격을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

현지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도난이나 강도를 당했을 때 대응을 할 수 있고 도움을

받는데 수월하다.

오해로 인한 억울한 일을 피할 수 있다.

두뇌 활동을 높여준다.

두뇌의 퇴화나 치매를 개선시킬 수 있는 길이다.

고독이나 외로움을 줄일 수 있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

외국에서 보다 많은 사회적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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