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은 잘 있는지...
판구씨 시골집 이야기
영하 15도가 넘는 한파를 여러 날 보내고
시골집에 갈 때에
제 집 삼아 살고 있는 고양이들이
잘 있는지 궁금하였다
을씨년스런 집에 썰렁한 바람만이 맞아준다
토방 쇠밥그릇에 서둘러 고양이밥을 담는다
사료통을 여러 번 흔들어서 냥이들을 부른다.
얘들아 내가 왔다. 어서 오너라!
어미 고양이 살랑살랑 달려와 첫 번째 밥그릇에
주둥이를 들이밀고
넙죽 엎드려 먹기 시작한다
둘째 딸 새끼고양이 사뿐사뿐 달려와 두 번째 밥그릇에
주둥이를 들이밀고
납작 엎드려 먹기 시작한다
한 녀석은 왜 안 오지?
불길한 생각에 씁쓸한 표정으로 두 마리 고양이를 지켜본다
다시 한번 사료통을 흔들어본다
첫째 딸 새끼고양이가 여윈 몸을 이끌고 느릿느릿 걸어온다
세 번째 밥그릇에 주둥이를 들이밀고 엎드려 먹기 시작하며
힐끔 눈치를 본다
세 녀석 다 잘 견디었구나
추웠을 텐데
그런데 집은 잘 견디지 못했나 보다
보일러 관이 터지고, 화장실 수도관도 터졌다
"나도 추웠다고요"
집이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집도 돌보는 이 없으면 추위에 덜덜 떨다가 아픈가 보다
아프다 못 견디면 금이 가고 터지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