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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판 Aug 08. 2023

사과 한 알

시골집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렸다.

심은지 3년 만이다.

무성한 뿌리가 말라 비틀어진

막대기 같은 나무를 심었을 때

과연 잎이 날 것인가 궁금했는데

줄기가 쑥쑥 자라며 잎이 우거지더니

드디어 올해는 꽃이 피었고

사과 두 알이 열린 것이다.

비록 두 알이지만 뿌듯 뿌듯하였다.


지난 장마철, 유독 거센 비바람에 

사과 한 알이 떨어지고 말았을 때

얼마나 서운하던지

자두만 한 크기의 초록빛 사과였다.

아까워서 버릴 수 없었다.

도시의 집으로 가져가 아내에게 주었다.

사과는 며칠 동안 장식품이 되어주었고

하루이틀은 아내 그림의 모델이 되어주었다.

과육이 상하기 전에 맛을 보았는데

시고 떫은맛이 났다.


이제 한 알 남았다.




(남편의 관점에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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