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 4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는 다양한 게스트시티가 참여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참여한 작품인 "새로운 도시기반시설을 위한 코퍼레이티브 디자인: 도쿄역 야에스 개발 및 미야시타 공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고밀도 도심에서 공공공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경험하게 했다. 머물 수 있는 외부 공간의 존재는 시민들에게 중요한 쉼터가 될 뿐 아니라 도시의 활력을 만든다. 20년 동안 진행된 재개발 프로젝트의 흥미로운 결과물이 등장하고 있는 도쿄에서 눈길을 끄는 것도 고밀도를 유지하면서 풍부한 공공공간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교통 중심의 도시인 도쿄의 특성상 철도역 주변에 만들어진 공공공간들은 한정된 공간을 입체적으로 이용한다. 보행자 중심의 광장으로 재구성하거나, 쾌적한 이동을 위한 연속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원과 하천을 민간 개발과 일체로 정비해 공간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며, 입체적으로 적층된 공공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니켄 세케이는 도쿄역 야에스 출구의 그랜드 루프와 새로운 광장, 상업시설과 공원을 적층한 시부야의 미야시타 공원 사례를 통해 고밀도 도심에서 어떻게 공공공간을 개선해나가는지 제안한다. 무엇보다 여러 관계자의 조율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이뤄내는 과정은 더 나은 공공공간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가야 할 것인가를 보여준다. (출처: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공공공간의 중요성은 있을 때보다 없어졌을 때 크게 느낀다. 본가에서 지내다 자취를 하게 된 친구는 "왜 주변에 공원 있는 집에 가라고 하는지 알겠어. 여기 근처에는 오피스텔밖에 없는데 삶의 질 뚝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공공공간은 있을 때는 그저 지나가는 풍경에 불과해도 없을 때는 사람이 참 삭막하고 괴롭다. 바쁜 도시 도쿄에서도 특히 바쁜 역 주변에 녹지공간을 만든 것은 어쩌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출근시간은 너무 바쁘고 퇴근시간에 빌딩숲을 걷기에는 쓸쓸하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높은 데서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는 녹지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일종의 위안이 된다.
최근에는 공공공간이 지역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에 주목한다. 경의선 숲길은 효창공원부터 연남까지 연결한다. 단순한 통로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결국 화합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라고 공공공간을 중시하는 건축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Basel Night에서도 다양한 대화가 오갔는데 서울을 하나의 녹지로 잇는다는 것을 이야기한 교수님도 있으셨다. 도쿄에서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에 만든 공원은 특히 많은 사람들을 연결할 것이다.
일본을 여러 번 다녀왔지만 도쿄보다는 간사이 지방에 더 자주 갔다. 따라서 도쿄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환상 속 도시 같은 느낌이다. 신주쿠역에는 출구가 200여개가 존재한다는 괴담 아닌 괴담부터 늘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밤에는 또 도쿄만의 낭만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11월에 도쿄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는데 한 번 방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