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최종심에서 미끄러지다

by 그린토마토

얼마 전에 알았다. 2022년 지방지 신춘문예 본선 8편 안에 내 소설이 들었다는 걸. 그 때 알았다면 엄청 좋아했을텐데. 아쉽게도 4년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피식 웃어 넘겼다. 2025년 신춘문예에서도 200편 중에 본선 8편 안에 들었다. 그 때는 바로 알았다. 무척 기분이 좋았다. 심사평에 내 작품이 거론된 것만으로도 좋았다. 나는 내 작품의 부족한 부분을 아니까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2026년 새해 1월 1일 습관처럼 신춘문예 기사를 뒤졌다. 혹시나 본심에라도 내 작품의 이름이 올라있을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내 작품이 본심을 넘어 최종심까지 올라갔다. 그 신문사는 최종심에 두 편이 올라갔고 심사위원은 계속 고민하다가 내 글이 아닌 다른 글을 선택했다고 심사평에 적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2등이 된 것이다. 하지만 신춘문예는 꼭 한 편만 뽑는 것이기 때문에 2등은 그냥 별의미는 없는 것이다.


처음 심사평을 읽고 너무 기뻤다. 최종심에 내 작품 이름이 올라가다니. 이런 신기한 일이. 그리고 너무 좋아서 주변에 자랑도 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아쉬운 마음이 더 커졌다. 나의 작품이 부족했을거라고 생각했다가 나보다 더 절실한 사람이 된거라고 생각했다가 나의 때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했다가.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우면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밀려왔다.


올해 최종심에 올랐다고 내년에 그 작품이 신춘문예 당선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냥 나는 원점으로 돌아온 것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더욱 속상했다. 나는 다시 좋은 글을 쓰는 것에 힘을 써야 한다고 마음을 다독이면서도 아쉽고 또 아쉬워서 자꾸만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최종심이라는 결과도 과거일 뿐이다. 나는 좋은 글을 쓰면 되고 그렇게 좋은 글을 쓰다보면 내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자. 다시 마음을 다독여본다. 나처럼 최종심이든 본심이든 문턱에서 미끄러진 많은 분들이 함께 힘을 얻어 좋은 글이라는 목표를 향해 화이팅해보길 바라본다. 내가 가고자하는 길은 결국 글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활발, 깜찍, 개그본능 가득한 6학년을 위한 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