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린토마토 Jan 05. 2025

어쩌다 집이 이 모양이니?

  외출했다가 오후에 집에 돌아왔더니 고양이집이 해체되어 있었다. 고양이 치즈와 우유는 다행히 별신경쓰지 않은 채 방석에 누워있긴 했다.

  비닐하우스는 접혀서 널부러져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 낮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들도 웃겼다.

  집을 설치하려고 나가니 우유가 앉아 나를 빤히 보았다. 우유는 요즘 나를 보면 멀리 도망은 안 갔다. 밥주는 사람을 알아보긴 하는가보다.

  그래도 내가 좀더 다가가자 우유는 화분 뒤에 숨었고 치즈는 방석에서 내려와 얌전히 앉았다.

  집을 다 설치한 뒤 치즈에게 다가갔다. 한번 쓰다듬어볼 수 있으려나 기대했지만 허탕이었다. 대신 츄르를 주니 받아먹었다. 그리고 손을 가까이 하자 앞발로 툭툭 쳤다. 손을 장난감으로 인식했던가 보다.

  밤이 되면 치즈와 우유는 좀더 따뜻한 검은 집으로 들어가고 비닐하우스에는 나비와 츄츄가 누워있었다.

  헉. 앞베란다에 고양이가 네 마리라니.


  삼사일 전부터 밤이 되면 나비까지 와 있었다. 이제 나비는 치즈와 좋은 사이일까? 나비가 얌전히 있기에 나도 아무말 안했다. 대신 나비에게 말했다

  - 나비야 사이좋게 지내라.

  고양이들이 사이좋게 얼굴을 내밀었다. 치즈와 우유는 별표정없이 나를 보는데 나는 그 모습조차 웃음이 났다. 나는 고양이들에게 당부했다.

- 추운 밤 잘 자거라. 감기조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