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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토마토 Dec 28. 2024

새로운 고양이 츄츄

  화분은 누가 넘어뜨린 걸까? 사이 고양이들이 장난을 많이 같았다. 넘어진 화분 옆에 비닐집 안에는 내가 그랬소, 하고 말하는 듯한 낯선 고양이가 자고 있었다.



  비닐집 안에 방석을 하나 더 놓았을 뿐인데 고양이 한 마리가 더 들어온 것이다. 고양이의 얼굴을 보니 낯설지 않았다. 나비의 아기였고 우유보다 한 두 달 좀 더 빨리 태어난 고양이였다. 이름을 뭘로 할지 고민하다가 츄츄라고 지어주었다. 양쪽 눈이 살짝 올라간 것이 매력이었다.

  아침에 고양이 세 마리가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 당황스럽긴 했다. 이러다가 더 늘어나면 어쩌나 하는 괜한 걱정도 되었다.

  세 마리는 사이좋게 잠을 자기도 했다. 치즈가 나비의 아기까지 양육하는 재밌는 광경이었다. 한편으로는 치즈가 츄츄로 인해 양육에서 조금 해방된 보이기도 했다. 동갑내기 우유츄츄가 알아서 노니까 틈에 치즈가 쉬어가는 느낌도 들었다.

 

  츄츄는 어느 날부터 치즈와 우유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방석이 두 개가 된 뒤부터였다.

  나만 몰랐던 사실은 츄츄는 우유의 절친이라는 거였다. 우유는 츄츄와 함께 잠을 자고 츄츄를 핥아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장난기가 발동하면 우유는 츄츄의 귀를 무는 척하기도 했다. 츄츄는 그런 우유의 장난을 다 받아주었다. 츄츄는 보기와 다르게 순한 편이었다.

  치즈는 츄츄를 썩 좋아하지 않는 듯하기도 했다. 가끔 츄츄를 쫓아다니며 혼내기도 하니까. 자기를 싫어하는 나비의 아기인데 뭐 그렇게 좋겠나. 그런데 치즈는 츄츄에게 공간을 내어주었다. 같은 비닐집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을 허락하였다. 게다가 사료를 먹을 때도 치즈와 우유가 먼저 먹도록 하였다.


  추운 겨울, 같이 아끼며 공생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물을 따뜻하게 데워 물그릇에 담아주었다. 우유는 약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을 한참 마셨다. 속이 좀 데워졌을 것이다.

  나는 또 고양이 치즈를 보며 하나를 더 배웠다. 더불어 사는 삶. 치즈는 두 번째 겨울, 우유와 츄츄는 첫 번째 겨울. 감기 안 걸리고 건강하게 자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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