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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토마토 Dec 15. 2024

겨울,  비닐집 속 고양이의 일상

  고양이 치즈와 아기 우유는 좀더 따뜻한 집에는 잘 들어가지 않았다. 밤이나 낮이나 비닐집이 그들의 보금자리였다.

  고양이 치즈와 아기 우유는 비좁은 방석에 같이 있거나 또는 따로 앉아 있기도 했다.

좀 따뜻한 날은 치즈가 안에 있거나 우유가 안에 있거나 하며 교대했다.

  때로는 혼자 외출을 시작한 우유가 없을 때 치즈가 늘어지게 낮잠을 자기도 했다.

 우유는 또 어느새 나타나 나를 빤히 쳐다봤다. 나도 우유가 신기하고 우유도 내가 신기했을 것이다.

  치즈는 가끔 나비에게 쫓기기도 했다. 그런 모습이 내 눈에 띄면 나무베란다에 나가서 나비를 쫓아주었다. 하지만 이제 나비도 내가 끝까지 자기를 잡으러오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멀리 도망가지도 않았다.


  나는 치즈와 우유가 둘다 외출했을 때 화분에 물도 주고 비닐집청소를 해주었다. 반려동물 스프레이인가를 뿌리고 물티슈로 닦아주었다.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점점 고양이와 함께 공유하는 일상의 시간이 늘어났다.



  

  고양이 눈 속에는 세상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 누군가의 말을 기억하며 나는 치즈와 우유의 눈을 마주보았다. 거짓없이 맑은 치즈의 눈을 보며 오늘도 햇살 아래 평화로운 일상에 감사했다. 또한 그 평화가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깊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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