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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사는 마당냥이 이야기
04화
마당냥이 치즈와 우유, 또 쫓겨나다
길고양이들의 바깥살이
by
그린토마토
Nov 29. 2024
치즈를
위해 겨울집을 샀다. 밤에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긴 하지만 바람이 다 들어갈테니.
그런데 나비가 겨울집을 살펴본다.
나비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나비의
겨울집까지 사기에는 베란다가 좁다. 게다가 나비는 늘 치즈를 모질게 쫓아낼 때가 있어서 믿을 수가 없다.
정작 치즈와 우유는 다시 비닐하우스 안에 있다.
밤이 되었다. 겨울집안에 치즈가 있나 살펴보았다. 고양이 얼굴이 보인다. 치즈가 들어갔네, 하고 기뻐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나비다.
혹시 나비가 또 치즈를 쫓아내었나, 하는 걱정이 되었다. 아닐거야. 요즘 잘 지냈는데 그럴리가. 비닐하우스에도 치즈와 우유가 없다. 아. 나비가 쫓아낸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니 나비가 겨울집을 나와 화분 뒤로 숨었다. 그러다가 내가 집에 들어오니 또 겨울집에 들어갔다.
그렇게 나비는 삼일밤 꼬박 겨울집에서 잤다. 그리고
삼일동안
더이상
치즈와 우유가 오지 않았다. 간간히 고양이의 비명소리만 들렸다.
나비
가 계속 집주변을 지키며 치즈가 아예 못 오도록 막는 것 같았다.
나는 너무 마음이 상해서 나흘째날 집을 엎어두고 밥그릇과 물그릇을 치웠다.
나는
나비에게 상처받았다. 같이 좀 살지. 왜 그렇게 치즈를 쫓아내니? 하고 나비에게 혼잣말을 했다.
나흘동안 치즈는 안 보였다. 집뒷쪽 풀밭에도 없었다. 결국 이렇게 헤어지는건지.
나만
마당냥이라고 생각한거지 치즈가 내 마음을 알겠나.
치즈와 나비, 우유 챙겨주려고 산 통조림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쓸쓸한 내 마음 같다.
keyword
겨울
마당냥이
냥이
Brunch Book
우리집에 사는 마당냥이 이야기
02
여행 다녀온 뒤 만난 길고양이 치즈와 우유
03
먹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04
마당냥이 치즈와 우유, 또 쫓겨나다
05
비오는 날 돌아온 고양이 치즈
06
겨울, 비닐집 속 고양이의 일상
우리집에 사는 마당냥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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