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나비가 밤이면 비닐하우스에 있는 까닭은 방석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밤이 되면 고양이 치즈는 나비에게 쫓겨났던것이다. 나는 순진하게도 착한 치즈가 양보한 줄 알았다.
어두워질때쯤에 바깥을 관찰하니나비가 먼발치에서 치즈를 지켜보고 있었다. 치즈는 나비의 시선을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힘 있는 나비에게 치즈는 늘 약자다. 나비는 점점 치즈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나비는 뻔뻔하게 방석쪽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치즈는 나비를 잔뜩 경계하다가 어쩔 수 없이 도망쳐나왔다. 그 장면을 목격하고서야 둘의 관계를 이해했다.
그래도 나비는 치즈 아기인 우유는 자기 곁에 있게 했다. 나비는 공동육아 중^^ 나비나 치즈나 공동육아의 달인인 것 같았다.
약한 치즈가 안쓰러워 나비가 없을 때 츄르를 하나 챙겨주었다. 잘 받아먹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방석을 샀다. 빗물을 피할 수 있는 발판도 하나 더 샀다. 고양이를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살 물건들이 하나씩 늘어났다.
나는 방석을 검은 집 안에 깔아주었다. 치즈야, 나비에게 비닐하우스 방석을 빼앗겨도 그 옆에 또 있다. 폭신한 방석에서 따뜻하게 자거라.
나비나 치즈나 태어나 처음 앉아보는 방석. 얼마나 폭신하고 좋았을까. 고양이 덕분에 다시 또 알았다. 행복은 가까이 있는 작은 것에 깃들어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