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센 조약이 체결되다
유럽의 역사를 가볍게 시작해야 메르센 조약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있었다. 그 게르만족 중에서 프랑크 족이 세운 나라가 프랑크 왕국이다. 그 프랑크 족의 족장이자 서로마제국의 용병이었던 메로베크가 세운 왕조가 메로빙거 왕조이다. 왕조 존속기간은 486년~751년이다.
메로빙거 왕조 마지막 시기에 카롤링거 가문의 피핀 1세에서부터 권력 이동이 시작되다가 피핀 2세로 이어진 후 그의 아들 카롤루스 마르텔에 이르러 메로빙거 권력을 장악하게 되지만 왕권을 빼앗지는 않았다. 그의 아들 피핀 3세에 이르러서야 메로빙거 왕조의 마지막 왕인 힐데리히 3세를 폐위하고 왕위에 올라 751년에 카롤링거 왕조를 세운다.
피핀3세의 아들이 중세 유럽사회에서 가장 유명한 황제였던 카롤루스 대제다. 그는 교황으로부터 로마제국 황제의 칭호를 받아 신성로마제국의 시초를 만든다. 그의 아들이 경건왕 루트비히 1세인데 그의 사후 당연히 장남이었던 로타르가 승계하고자 하였으나 동생들인 루트비히, 샤를의 저항에 부딪히며 베르뎅에서 조약을 맺어 나라가 3분할되니 동프랑크(프랑스 지방), 중프랑크(이탈리아 지방), 서프랑크(독일 지방)가 된다.
큰 아들 로타르 1세가 통치하던 중프랑크 왕국은 그가 죽은 후 855년 프륌 조약으로 다시 그의 세 아들 루트비히 2세, 로타르 2세, 샤를에게 삼분되었다. 그중 로타링기아를 다스리던 둘째 아들 로타르 2세가 869년에 적자 없이 죽자, 삼촌인 루트비히 2세와 샤를 2세는 그 영토를 나누어 갖기 위해 메르센 조약을 체결하였다.
이 조약으로 로타링기아 지역은 동서로 분할되어 각각 동프랑크와 서프랑크에 편입되게 된다. 이 조약으로 그려진 새로운 국경선은 몇 번의 변동을 거쳐 880년 리베몽 조약으로 확정되었으며, 중세의 독일(동프랑크 왕국)과 프랑스(서프랑크 왕국)를 분리하는 출발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