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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치유 Apr 12. 2024

홍콩의 예술을 관람하다 : M+

 12/18(일) : M+ 박물관을 견학하다


 시험이 끝나고 어느덧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 그 사이에는 지금까지 다녀봤던 관광지와 기숙사 근처 동네를 돌아보다가 오늘에서야 제대로 새로운 곳을 가보기로 했다. 이번에도 호 형과 함께였지만,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내 권유였다. 일전에 독서클럽에서 만났던 N양이 말해준 박물관에 흥미가 생겨서 호 형도 가보지 않은 M+ 박물관에 가보자고 권했다. 호 형은 옆에 있는 고궁 박물관은 가봤지만 M+ 박물관은 자기도 안 가봤다면서 흔쾌히 승낙했다.


 은근히 M+ 박물관으로 가는 교통편은 조금 불편했다. 직선거리로 따지면 홍콩 섬이랑 비슷한 거리인 느낌이었는데, 정작 그 중간이 공사 중인 데다가 화물선이 모이는 지구라 전철로 꺾어서 북쪽 공항 쪽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교통편을 이용해야 했다.

직선 거리가 공사중이라 돌아가야했다.

 도착하고 나서 구룡역(Kowloon)에서 내리니 쇼핑몰 안으로 나왔다.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쇼핑몰을 구경하도록 지었는지, 일직선으로 쭉 따라가다 보면 박물관이 나오게 되어있었다.




 박물관은 처음 봤을 때 건물이 올록볼록하게 조성되어서 밖에서 이 안이 어떻게 생겼을지 가늠이 안 되었다. 어디부터 어디가 몇 층일까? 저 올록볼록한 기둥 같은 표면은 뭘로 만든 걸까? 이런 궁금증이 저절로 생기게 하는 디자인이었다.


 내부에 들어가니 굉장히 높은 천장이 나를 반겼다.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는데, 교환학생 학생증으로도 학생 할인이 되어서 놀랐다. 물론 학생 할인을 받아도 홍콩의 다른 관광지에 비하면 조금 비싼 느낌이었다. 특이한 건 2층의 박물관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방을 맡기고 가야 했다. 그리고 가방을 맡기는 것도 유료... 돈독이 올랐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전시품은 그런 자본주의적인 감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초반부에는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찬양 비슷한 작품들이 있는 방이 나오길래 '그냥 사상 주입용 전시관인가?' 싶었는데 뒤로 가니 오히려 그런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작품들이 나왔다. 더 뒤로 가니 외제를 무지성으로 도입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사회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한 그림 등 정말 사회에 대한 다양한 비판을 가능하게 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마오쩌둥에 대한 그림, 명품 브랜드를 중국식으로 표현한 작품 등 다양하다. 
무엇을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기괴한 작품은 한국에서 전시할 수 없겠지...

 한국에서 본 박물관은 주로 예술가와 미적 감각에 대한 작품들만 주로 감상했었는데, 이렇게 사회 비판적인 작품들을 관람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정말 신기했다. 또한 그 작품들이 다양한 방향성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영국과 중국의 서로 다른 사회 체제를 안에 품고 있는 홍콩이라 더 의미가 크게 느껴졌다.



 또한 형태적인 부분에서도 회화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공예, 뉴미디어 등 다양한 종류를 관람할 수 있었다. 하나하나 전부 해설이 달려있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점이 자의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해서 좋았다. 비록 이곳을 자주 갈 정도로 금전적인 여유가 있거나 흥미가 많지는 않지만, 솔직히 예술 작품의 다양성을 몸소 체험하고 싶다면 이 M+ 박물관은 그 가치가 굉장히 크다.




 물론 박물관 내부로 들어오는 사람도 많았지만, M+ 박물관과 그 옆의 고궁 박물관 사이에 있는 잔디 공원에 앉아서 쉬는 가족들도 많이 보였다. 홍콩이 또 크리스마스에 진심인 나라인 만큼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도 공원에 세워둬서 외국인이든 현지인이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남기려고 했다.


  나 또한 한 장 찍으면서 그 너머에 있는 바다와 홍콩 섬을 구경했다. 침사추이에서 보이는 풍경과는 조금 다른 각도의 홍콩섬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침사추이의 스타의 거리는 홍콩섬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쭉 돌아볼 수 있었다면,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조금 더 서쪽에 있는 마카오로 가는 페리 항구나 홍콩대학교가 있는 서쪽 부근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었다.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내게는, 조금이라도 더 많이 담고 싶은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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