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상담사 1급 연수를 앞두고
최근에 내일부터 시작되는 청소년상담사 1급 자격연수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연수 시작 전에 과제를 제출해야 했고, 이러닝 강의를 들어야 한다. 사실 연수 준비만 했더라면 여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일들이 겹치면서 정신이 없었다. 그 핑계로 글을 꽤 오랫동안 쓰지 않았다. 스스로도 쓰지 않았다고 하는 거 보니 핑계가 확실하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서는 꾸물꾸물 글을 쓰지 못했다는 조바심이 일긴 했었다. 조바심도 하루 이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니 그마저도 사그라들어 글쓰기를 잊게 돼버렸다. 글쓰기라는 게 습관이라더니…. 쓰는 습관을 들이는 건 그리 어렵더니, 안 쓰는 습관은 그냥 돼버린다 ㅎㅎ
주저리주저리 변명이다. 누구한테 하는 건지…. 이제 뭘 써야 하나….
내일부터 연수라 오늘 오후 늦게 버스를 예매했다. 연수 가기 전 길었던 연휴를 마치고 마무리해야 할 일들의 정리를 마치고 노트북에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올해 청소년상담사 1급 연수에는 한 번의 화상 연수가 있었다. 화상 연수를 신청하려고 했고,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나의 손꾸락이 나를 배신하면서 귀하디 귀한 화상 연수를 놓쳤다. 순간의 멘붕으로 집합 연수도 놓칠뻔했지만 다행히도 집 한 연수는 신청할 수 있었다.
내가 참여하는 7일 동안의 연수는 합숙이 아니기에 지방에서 서울로 연수를 참석하는 나 같은 사람은 숙소를 마련해야 한다. 숙소 마련이 한 걱정이었는데 아들이 마침 휴학 중이라 아들 자취방에서 다니기로 했다.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아 얼마나 다행이던지….
그렇게 숙소를 해결하고 나니 그다음엔 먹는 게 걱정이었다. 세끼를 다 사 먹을 수도 없고, 아들 자취방에서 뭔가를 해 먹기도 장비가 없고, 어찌해야 하나 막막했지만 걱정한들 뭐 달라지나 싶어 그냥 닥치는 대로 하기로 했다.
먹는 것도 이렇게 제쳐두니 연수가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한다는 생각이 나자 멀미가 벌써 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내 나이가 이제는 배운다는 열의보다는 몸 힘든 걸 먼저 생각할 나이가 되었나 싶어 씁쓸하다. 그래도 7일만 하면 되니 다행이다 싶어 넘기게 되었다.
걱정거리들을 하나씩 해치우고 나자 제출한 사전과제가 떠오른다. 과제를 수업에서 활용한다고 했었는데... 그 생각에 미치자 갑자기 창피해지기 시작했다.
난 과제를 하면서 꽤 어려웠다. 상담사례를 슈퍼바이저 입장에서 분석해야 하는 것도 어려웠고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보고서도 너무 낯설고 힘들었다. 그나마 청년에 대한 심리·정서 문제에 대한 보고서가 다른 과제에 비하면 수월했지만, 전체적으로 버거운 과제였다. 이렇게 버벅거리며 했는데 이걸로 수업에 참여하라고 하면 음…. 어쩌지?
내 실력이니까 할 수 없기 한데 벌써 기가 죽고 창피하다. 아!!! 예기불안이 높은 나의 기질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오랜만에 나의 취약 기질을 마주한다. 이 불안은 다른 사람의 평가와 시선, 혹은 비난과 비판까지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이 불안을 다루어 보자. 사실 내가 걱정하는 이게 별로 현실적이지 않다. 다들 교육생이고 많은 수의 교육생이 참석할 것이고, 나에게 주목할 틈도 일도 거의 없다. 그동안의 다른 연수에서도 그랬다. 당연히 나를 세워두고 평가, 비난할 기회는 마련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나 혼자 소설~쓰고 있는 거다. 이렇게만 해도 불안이 많이 낮아진다. 낮아지긴 했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어쩌랴 너무 애쓰지 않으며 살살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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