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사람들은 쉽게 지친다고 한다. 왜 그럴까?
민감한 사람들은 결정을 내릴 때 심사숙고하는 걸 선호한다.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지나치게 신중하고 과제에 실패했을 때 재시도하기 전에 다시 들여다보고 점검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한 예로 민감함 사람들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일이 지치고 힘들다. 두루마리 휴지를 사려해도 대형마트는 그 종류가 10개 이상이 된다. 민감한 사람들의 심사숙고하는 특성은 10개 이상되는 휴지들의 가격, 품질, 양 등을 비교하느라 진이 빠진다. 반면 동네 슈퍼에서 2~3가지의 휴지만 비교하고 선택하고 사면된다.
살면서 우리는 결정해야 할 일들을 수도 없이 만난다. 현대 사회는 선택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기회와 선택지가 있기에 풍요롭고 자유롭지만, 그에 반해 그 선택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선택에 따른 책임도 당연히 개인에게 부여된다.
대학 입시가 얼마 전에 끝났다.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는 6개의 원서를 쓴다. 정시는 그나마 3개만 쓰니 낫다(?)고 해야 할까? 성적에 맞추면 되지 않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게 또 그렇지 않다. 과거 학력고사 때처럼 1개의 원서만 쓸 수 있다면, 합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을 쓰면 된다. 그런데 6개면 합격 안정권의 원서도 쓰지만 혹시나 하는 가능성으로 상향 지원인 원서도 쓴다. 상향이라고 무턱대고 아무 데나 쓸 수는 없다. 혹시 모를 사태(안정권 원서가 실패할)에 대비해 그나마 가능성 있는 곳을 써야 한다. 근데 이 가능성이란 게 가늠하기가 참 어렵다. 이러한 다양한 가능성과 많은 선택지 앞에서 경우의 수는 점점 늘어나게 된다. 이는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미칠 일인데 민감한 사람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민감한 사람들은 과도한 정보량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면 평소에 잘 기능했던 판단력, 직감력, 분석력 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민감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자신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하기 어렵고, 쉽게 지친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럴 때 에너지를 충전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원하는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다.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민감한 사람들의 심사숙고하는 특성은 어렵고 까다로운 결정을 내릴 때 십분 발휘된다. 이들은 어려운 결정 앞에서 점검해야 할 다양한 가능성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심사숙고하고 내린 결정은 대체로 옳은 결정이며, 실수와 손해가 적다.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내린 결정을 스스로 믿어야 한다. 이러한 믿음은 민감한 사람들이 선택하고 결정을 내릴 때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결정에 따라 예상되는 불안과 두려움도 낮아질 것이다.
커버이미지 사진: Unsplash의Chroki 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