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요구하는 아이, 요구하지 않는 아이

자기 조절력 문제

by 발견하는 상담사

조절력(통제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알아낸 원인을 인정해야 한다. 문제의 원인이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찾아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문제가 시작되는 그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이 상처와 상실을 겪지 않으려고 취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방법은 끊임없이 해 달라고 하거나 해달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드러나는 행동은 상반되지만, 둘 다 아이들이 상처와 상실을 겪지 않기 위해 쓰는 방법으로는 아주 유용하다.


아이가 끊임없이 해 달라고 요구하는 행동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아이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도록 한다. 아이는 거부당하는 상처와 사랑의 상실을 경험하지 않게 된다.


아이가 해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 행동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면 거부당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또한 아이가 거부당하는 상처와 상실을 피할 수 있게 된다.




같은 맥락으로 공격적인 아이와 수줍고 소심한 아이가 드러내는 행동은 다르지만, 아이 행동의 기제는 같다. 문제 행동의 원인이 같은 것이다. 아이들은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채워달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못하는 경우, 요구 외에 다른 방법을 쓴다. 사랑과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것을 공격 혹은 위축으로 드러낸다.


거부와 상실로 인해 경험되는 분노, 슬픔, 두려움, 실망, 원망을 표현하는 것이 위험할수록 아이는 공격과 위축 등과 같은 문제 행동을 강하게 드러낼 것이다. 어른들을 깨닫게 하기 위한 아이들의 외침이다.


완벽주의적인 부모는 모든 것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은 실패를 막기 위해 분투한다. 이들에게 실패는 위협으로 경험된다.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것이 자신에게 향하기도 하지만 자녀에게 향하게 되면 자녀가 실패하지 않도록 지나치게 에너지를 투여하게 된다.




이들에게 자녀의 실패는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나쁜 부모 혹은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모로 생각할 것이라 여기게 된다. 자신에 대한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녀를 다그치거나 혼내게 된다. 그저 기분이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위험에 처한 것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때로는 분노를 표출한다.


이러한 완벽주의적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도 실패를 위험으로 믿게 된다. 자신의 실패는 부모에게 거부당하는 상처와 사랑의 상실로 경험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도 이건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한 상황이다. 부모와 같은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다.


물론 완벽주의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모두 이와 같은 심리적 과정으로 진행되는 건 아니다. 다만 아이가 문제 행동을 통해 외치는 요구를 알아듣고 도와주기 위해 어른인 우리가 이러한 심리 과정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출처 Freepik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매일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들은 왜 안 들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