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갓생’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해가 뜨기 전에 기상해서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출근 전에 아침 운동을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신문이나 칼럼을 읽고, 퇴근 후에는 언어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 공부를 한다. 열심히 사는 것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경쟁은 필수적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되는 것도 맞다. 매슈 워커는 효율을 향한 과열된 맹목성에 의문을 던진다. 잠을 쪼개가면서 하는 것만이 과연 최선일까. 그는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잠과 꿈은 소중한 시간을 날려버리는 무가치한 것이 아니다. 기억을 저장하고 창의력을 키운다. 수면은 우리가 그토록 바랐던 효율을 극대화한다.
잠에 대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수면제를 통한 잠은 자연스러운 수면과 같은 것일까? 비렘수면과 렘수면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부족한 잠이 암과 죽음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평일에 부족했던 잠을 주말에 몰아 잔다고 해서 손실되었던 잠의 기능을 보충할 수 있는가? 나는 이 책이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살피면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경고처럼 느껴졌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빈번한 의료 사고도 제대로 잤다면 막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인간은 결코 기계가 아니고 무한대로 깨어있을 수 없다.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은 게으르고 멍청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어보길 바란다. 잠은 보약이다. 이건 핑계가 아니다.
매슈 워커는 무조건 많이 자라고 하지 않는다. 매일 8시간 이상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지키려면 사회에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야 한다. 개인도 기업도 잠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어떤 면으로는 아주 올바르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밤에 깨어있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 회사 업무나 자기계발 혹은 술과 수많은 미디어가 있다. 오래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수명을 조금 당겨써도 상관없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 생각에 깊이 동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당연스럽게 잠을 무시하고 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그러한 지배적인 생각에 반하는 논리를 제시함으로써 독자가 선택할 수 있게 만든다. 당신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렘수면과 관련된 이야기는 분명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꿈잠’은 창의력을 비롯하여 트라우마에도 큰 영향을 준다. 개인이 겪은 비극적인 사건이 가장 구체적인 형태로 꿈속에서 재현될 때 PTSD를 이겨낼 수 있다. 깨어있을 때의 정신적인 고통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떠올린다. 괴로워하면서도 잠들지 못한다. 길게 늘어지는 생각이 그들의 목을 조른다. 꿈을 동반하는 잠이 죽음을 대신할 수 있다면 어떨까. 똑같이 현실의 고통을 해소하지만 렘수면은 다음 날을 보장한다. 부정적인 감정이 지워진 감각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소크라테스가 종종 선언하곤 했듯이, 심리적으로 건강하면서 의미 있는 삶은 음미하는 삶이다.’ 일기나 타인과의 대화와 더불어 꿈은 자신의 마음과 소통할 매개체가 된다. 잠은 다방면으로 생존과 크게 관련이 있다.
사전에 명시되어 있는 꿈의 뜻처럼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은 눈을 감고 있을 때 가장 폭발적으로 누적된다. 태생적으로 당연하고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사실을 많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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