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나는 학교에서 나름 인기 있는 학생이었다. 활발한 성격 덕분에 친구도 많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선생님들의 예쁨도 받았다. 그런 내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국어 선생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남학생이라면 누구나 어렸을 때 좋아하는 여선생님이 한 분쯤은 있었을 것이다. 그 선생님의 수업이 있는 날엔 아침부터 괜히 기분이 좋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렇게 모든 게 좋았지만 나의 행동은 진실되지 못했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려고 선생님의 말씀을 되려 더 안 들었다. 짓궂은 장난을 치면 야단이라는 관심을 주셨기에 그랬던 것 같다.
점심시간엔 반 별로 급식실에 입장해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내 앞자리는 항상 비어있었다. 내가 앉은 바로 앞자리를 비워둔 이유는 좋아하는 그 선생님이 앉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면서도 우연을 가장해 선생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앞자리를 항상 비워뒀다. 물론 빈자리엔 항상 친구들이 앉으려고 했다. 그때마다 나는 기가 막힌 변명을 했다. "미안한데 나는 창문 밖에 있는 하늘을 보면서 밥을 먹지 않으면 체할 때가 많아."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그렇게 내 앞자리는 꽤 오랫동안 비어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그 자리의 주인(?)인 선생님이 앉으셨다. 그렇게 바라 왔던 상황이지만 막상 선생님이 앞에 있으니 떨리고 긴장되었다. 결국 나는 진짜로 체하고 말았다. 하늘을 보지 못한 그날, 정말로 체한 것이다.
밥 먹을 때 하늘을 보지 못하면 체한다는 말도 안 되는 그 말이 씨가 되어 현실이 된 것이다. 물론, 진짜 하늘을 못 봐서 체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래도 하늘을 바라보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 그 당시 나의 눈에 비친 하늘은 '설렘'이라는 가장 맛있는 반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