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자기 계발에 몰두하는 사회’라고 말하고 싶다. 커리어를 쌓기 위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역량을 키우기 위해, 내일에 대한 걱정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고 있다. 바람직하고 보기 좋은 모습이다. 이불 밖은 무섭다며 매일같이 움츠리고 있다면 포근할지언정 화끈한 인생을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러한 자기 계발은 재능을 키우고 기술을 연마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기술적 성장’이다.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우리의 인격, 마음가짐, 성품의 자기 계발 즉 ‘인격적 성장’도 필요하지 않을까? 기술적 자기 계발이 ‘나’를 위한 것이라면, 인격적 자기 계발은 ‘우리’를 위한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관계 지향적 존재라는 진부한 표현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오늘 하루만 돌아보자. 나로 살았던 시간보다 우리로써 존재하는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인격적 자기 계발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론적 아이디어가 있겠지만 그것을 논하고 싶진 않다.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좋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격적으로 충분히 성장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했을 때 머릿속에 스치는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
첫째, 나를 치켜세워주고 인정해주는 사람들 앞에서의 겸손함을 넘어, 나를 낮추고 인정해주지 않는 곳에서까지 겸손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 전자는 쉽지만 후자는 어렵다. 원래 성숙함은 쉬운 길보다는 어려운 길을 걸을 때가 많다고 생각한다.
둘째,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무조건 잘 될 거라는 희망에만 매몰되기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태도를 갖는 것. 살다 보면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다만, 우리는 미루고 외면하다 마침내 그 결과 끝에 다다랐을 때에서야 마지못해 인정한다. 인격적 성장을 통해 현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셋째, 상대방이 별생각 없이 던진 말에 괜한 상처 받지 않고, 혹시 상처가 되었다면 혼자 아파하기보다는 털어놓는 것. 감추고 끙끙 앓는 건 아프지만 쉽다. 하지만 털어놓는 것은 어렵지만 시원하다. 아픈 내 마음을 돌보는 것도 성숙함의 중요한 부분이다.
넷째, 분명한 나의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자존심에 먼저 사과할 용기가 없다면 최소한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 그리고 반드시 용기 내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 잘못은 누구나 하지만 용서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인격적 자기 계발은 기술적 자기 계발과 달리 성장의 속도나 정도를 파악하기 힘들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기에 꾸준한 노력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해야 한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도 성장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