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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 Jul 15. 2021

'열심히'보다 '잘'

오늘을 잘 산다는 것

'우리는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 제대로 살지 못하고, 삶에 대한 걱정으로 제대로 죽지 못한다.'

- 몽테뉴의 <수상록> 중 -


굉장히 심오하고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딱 머리까지였다. 가슴을 울리지는 못했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너무 멀게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가까이 가져와봤다.


'나는 내일에 대한 걱정으로 오늘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오늘을 제대로 살지 못하니 내일도 잘 살지 못한다.'


나는 전형적인 한국인이다. 아무것도 안 하면 불안하고 쉴 때도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자꾸만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러면 조금은 편해진다. 열심히 사는 것이 마치 숙명처럼 느껴진다. 물론 열심히 사는 것은 멋진 일이며 게으른 것보다야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열심히는 살고 있는데 잘 사는 것 같진 않네.'


열심히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솔직히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둘의 차이를 명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건 있다. 그것은 '사랑'이다.


열심히 살 때는 내 모습이 대견해 보일 뿐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쩌면 혹사시키며 사랑에서 더 멀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선순위의 기준이 내가 되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밉지 않고, 쉬는 것이 대견하다. 다행히 이런 기분을 가끔은 느끼고 있다.


앞으로 두 가지에 신경 써야겠다. 첫 째, 내일에 대한 걱정보단 오늘의 행복을 찾는 데 집중할 것. 둘째,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잘 사는 게 더 낫다는 것.


남은 오늘을 잘 살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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