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무조건적인 긍정적 사고의 위험성
[선을넘는녀석들 마스터-x]에 출연한 아주대 김경일 교수가 분노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참 인상 깊었다. "분노를 수치화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3만큼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어린아이가 화를 참으면 사람들은 어른스럽다고 칭찬한다. 그러나 그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3만큼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3정도의 화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당히 공감되는 말이었다. 5만큼의 화가 필요하면 그 수준에 맞는 화를 내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리는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화내는 것을 칭찬해야 한다.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사고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상황에서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려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물론, 되도록 밝은 면을 보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태도나 사고에 좋은 감정을 불러오며 결과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지 않은 채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3만큼의 부정적인 상황에선 3만큼의 어두운 면을 정확히 인식하되, 마이너스 3을 줄이기 위해 플러스라는 긍정적 인식의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이러한 프로세스 없이 무조건 긍정적인 사고만 추구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 안에 쌓인 스트레스나 괴로움을 외면해버리는 것과 같다. 나의 감정을 나마저 외면한다면 누가 알아줄 수 있을까.
우린 로봇이 아니다. 아무리 AI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인간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까지 로봇처럼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 감정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다. 분노도 부정적인 생각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히'라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