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를 깨물었다. 여느 때같이 허겁지겁 밥을 먹다 깨문 것이 아니라, 축구 경기 중 상대편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혀를 깨물었기에 상처가 더 심했다. 혀의 정 가운데를 이렇게 심하게 다친 적은 처음이다. 밥을 먹을 땐 물론이고, 양치를 하거나 심지어 물을 마실 때조차 너무 아프다.
처음엔 2~3일 정도 지나면 그냥 나을 줄 알았는데 일주일이 되도록 낫지 않았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불편함 덕분에 큰 깨달음 하나를 얻었다는 것이다.
아픈 곳이 생기면 보통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1) 그냥 놔둔다 2) 치료한다 3) 악화시킨다
보통은 그냥 놔두거나 치료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악화시키는 건 무슨 경우일까?
처음부터 악화시킬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냥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를 할 경우 의도와는 다르게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혀를 다친 후의 나의 경우도 딱 그러했다.
처음엔 그냥 놔뒀다. 병원에 갈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고, 상처에 필요한 약도 몰랐기에 그냥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아 구급함에 있는 약 중에 적당해 보이는 것을 발랐다. 나로서는 최악이 아닌 차선의 조치였지만 이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상처가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혀의 고통을 느끼며 비단 육체의 상처만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 마음에 입은 상처가 더 심한 건 아닐까? 누군가의 가시 돋친 말로 인해 내 마음이 깊게 파였거나, 오해가 만든 불신이 악성 종기처럼 자리 잡아 정신적 고통을 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놔두거나, 적절한 치료법을 몰라 잘못된 처방을 한다.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나름대로 무엇인가를 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된 것이다.
몸이 아픈 건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나마 잘 드러난다. 하지만 마음에 입은 상처, 정신적인 충격은 스스로를 주의 깊게 돌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나의 마음은 괜찮은지, 나도 모르게 상처 난 곳은 없는지 항상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상처를 발견했다면 정확한 치료방법을 찾아보자. 믿을만한 정보를 직접 알아봐도 좋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은 후에야 혀를 깨물었을 때 바르면 좋은 약을 찾아봤다. 그런데 이렇게 허무할 수가...
알보칠이 최고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