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가장 먼저 불그스레 인사하는 우리 집 마당구석에 삐죽이 서있는 감나무.
눈치 없이 바람만 스쳐도 툭 떨어져서 딱딱한 바닥에서 버티는 감들을 보면
올해도 무사히 잘 견뎌내는 중이구나.
나 스스로 쓰다듬어 본다.
말없이, 묵묵히 손길을 마다한 채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어도
지나가는 시간을 잘 보내려 애써본다.
감나무처첨.
졔주의여인 27년차 주부 모살이(모래 위를 걷는 제주어)입니다. 삶의 굴곡 속에서도 따뜻함을 잃지않는 마음으로 일상 속 감정을 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