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자존감에 관하여
고립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자존감은 매우 중요하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세우는 방법이지만 타인을 지지하고 공동체를 세우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존감을 나를 믿고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갖는 자신감이나 나를 사랑하는 나르시즘과 착각하기도 하지만 사실 자존감은 자기 이해와 타인이해 그리고 상황(맥락) 이해가 두루 높은 사람을 일컫는다. 책 속의 그녀는 달리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마음속에 있는 그녀의 욕구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그녀 가까이의 사람들을 좀 더 수용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 외의 공동체에게도 마음을 열고 소통하려 하는 것도 현재진행 중에 있다.
책 속의 일련의 과정들은 그녀가 달리기를 통해 어떻게 자기를 이해하고 채우는지, 그리고 그 채움을 통해 어떻게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과 공동체를 이해하는지 그녀의 언어로 표현하며 독자에게 위로와 공감을 던지고 있다. 그녀가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은 독자라고 해도 충분히 와닿으며, 현대인이 나를 세우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보여준다.
사람은 성향에 따라 자기를 놓치고 타인을 위해 살아가기도 하며, 너무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혹은, 자신을 둘러싼 가까운 세계만을 살아가며, 사회와 공동체는 등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하고 잘 살기 위해서는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공동체를 이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로써 세워진 자존감이야말로 자신에게 질 높은 회복탄력성을 선사한다. 인간은 나, 너, 우리, 사회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각각의 요소들이 나에게 주는 힘과 욕구가 다 다르고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욕구들은 나의 삶을 풍성하게 해 준다.
그녀의 책 속에는 자연스럽게 나와 너, 우리를 세우는 과정이 녹아있다. 그 과정을 자연스럽게 같이 달리다 보면 어떤 인문학 책보다도 더 진한 여운과 감동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더 기대되는 점은 아직 그녀가 세우고 있는 그녀의 자존감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친구이기도 한 그녀가 달리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녀의 욕구와 만나길 기대한다. 풍성해진 자신과 함께 넓은 외연을 갖길, 그로 인해 쓰일 또 다른 그녀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