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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ctor flotte Dec 08. 2023

태어난 것에 대한 보상

세상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말들이 있다.

세상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말들이 있다. 


이를테면 ‘내 모든 것’, ‘이 모든 것’이라는 말이 그렇다. 상황에 따라 나도 모르게 때로는 한숨과 함께 툭 튀어나오게 되는 이 말은 실제로 내가 그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아니 그건 사실 말이 아니다. 아까 그 한숨이라고 하는 게 차라리 낫다. 


왜 우리 사람들은 때로는 고백하듯 입버릇처럼 “모든 것”, “모든 걸 이제는”,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일까?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그것은 능력이 아닐까? 사람으로 태어나며 손에 쥐어진 무기. 모든 것이 어찌되었든 나는 그 모든 것 앞에 설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산에서 내려다보면 보이지도 않는 작은 사람이 어떻게 이 세상 모두를 큰 소리로 다 불러내 놓고 홀로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일까? 이 물음에 답하기도 전에 나는 그 싸움에 휘말려 들어가 버렸다.


생각해 보니 태어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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