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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ctor flotte Jan 16. 2024

귀여운 내 아이가 내 손을 잡고 데려간 그곳

그렇다면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내 아들을 사랑한다. 아들을 보면 귀엽다. 아이의 순수함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운다. 또 아이의 노는 모습을 보면 내 가슴 어디엔가 저장된 그 당시 내 어린 모습이 떠오른다. 좋고 반갑고 행복하다. 내 아이의 얼굴을 두 손으로 쓰다듬어 주는 일은 그래서 어린 시절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에게는 왜 이것이 좋고 반갑고 소중한 것일까? 나는 왜 이런 감정을 갖는 것일까? 지금 나보다 순수한 것, 내가 다시 가질 수 없는 순수한 것 하지만 분명 나도 가지고 있었던 것 더욱이 지금도 사실은 내 안 어디엔가 아주 작은 모습으로 있을 그런 것을 도대체 왜 그토록 그리워하는 것일까? 그리고 마침내 바로 그런 내 아이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고백하게 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그것이 무엇이기에 나는 내 삶까지도 바치겠다고 말하는 것일까?


혹시 나는 그리고 우리는 사실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인간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귀여운 내 아이가 내 손을 잡고 데려간 그곳에서 이제 나는 한 발짝 더 들어가 인간을 만나야 하는 게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이렇게 인간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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