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약속에 늦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늦을 때 느껴지는 기분 나쁜 두근거림이 싫다. 그래서 과제가 있으면 며칠 전에 미리 해놓고 과제방이 열리면 제일 먼저 올리고 속 시원해한다. 그때의 희열감을 즐긴다.
마찬가지로 아침마다 아주 넉넉히 시간을 두고 출근한다. “뭐 하러 이렇게 일찍 출근해?”라는 가족들의 말도 듣지만, 학교 가서 바쁘게 수업 준비하기보다는 커피 한잔과 약간의 간식도 먹고 천천히 생각하며 여유를 즐기고픈 마음이 크다.
however...
3월이 되고 나서 둘째 주부터는 이런 여유로운 아침은 고사하고 정신 쏙 빠지는 아침을 보낸 후 1교시를 시작한다. 첫째 주는 우리 1학년들이 학교에 적응하느라 조용했고 반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둘째 주가 되면서 장소도 익숙해지고 호기심도 발동했는지 아침이나 점심시간마다 우리 1학년들이 사방팔방으로 굴러다니고 있다.
감사하고 안타깝게도 내 앞으로 굴러오는 아가들이 너무 많다. 내 자리에 앉자마자 1분이 지나면 두세 명이 가까이 다가온다. 안아달라고 팔을 벌리고 눈은 함박웃음을 담고 가까이 온다. 나는 본능적으로 팔을 활짝 펼쳐 안아준다. 그럼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줄을 서고 나는 아이들 모두를 안아준다.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가!
그러나 그 줄은 끝나지 않는다. 다음 아이들이 오고, 또 다음 아이들이 와서 정신 차리면 예비종이 울리고 있다. 나는 정신없이 수업 준비를 하고 한숨을 쉰다. 수업 종이 울리고 있다.
아기 냄새 폴폴 풍기며 오는 우리 아기들이 참으로 귀엽지만... 참으로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