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꽃밭에 앉아서
시: 이런 꽃도 있다
by
영자의 전성시대
Apr 12. 2023
꽃밭에 앉아서
눈웃음으로 달려오는 꽃
팔을 벌리고 안아달라고 조르는 꽃
귀에 소곤거리며 속삭이는 꽃
종일 말해도 부족한 꽃
복도를 무섭게도 달려가는 꽃
내 얼굴을 쳐다도 안 보는 꽃
눈빛에 사랑을 담아 나만 쫓아 오는 꽃
다 큰 줄 알고 어른 인체 하는 꽃
아무리 말해도 집중 안하는 꽃
영혼이 아파 시들한 꽃
힘이 넘쳐 줄기가 두꺼운 꽃
생각 없이 여기저기 뻗쳐대는 꽃
가시를 가득 머금은 채 부딪쳐 오는 꽃
약을 먹어가며 견뎌내는 꽃
부모의 감시 속에 힘겨운 꽃
친구 없이 홀로 외로운 꽃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꽃
이 예쁜 계절에 각양각색의 꽃이
만발하다
어린 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열정이 넘쳐서 눈빛이 초롱한 꽃
오랜 세월의 짬이 쌓여 적당함을 유지하는 꽃
어린 꽃 키우는 걸 숙명으로 아는 어미 같은 꽃
자신이 우아한 꽃이 되는 게 목적인 꽃
치이고 치여 고개 숙인 꽃
마음을 감추고 고고하고 싶은 꽃
피어있는지도 모르게 살짝 피는 소심한 꽃
그 모든 걸 지켜보는 구석의 꽃
큰 꽃이든 작은 꽃이든
꽃임에 각자의 향내가 진동하는
꽃밭이다
keyword
꽃밭
꽃
학교
23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영자의 전성시대
교육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교사
그러니까, 오늘도 나는 괜찮습니다
저자
초등학교 독서논술교사이며 인문학 동아리 운영자입니다. 전성시대를 꿈꾸며~
팔로워
150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꽃과 여행과 출근
어렵게 키운 아이가 효도한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