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로운 사서 선생님이 오셨다. 내 교실은 도서관 안에 있어서 사서 선생님과는 거의 붙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어리거나 젊은 선생님들이 와서 비슷한 분위기로 일했고 자기 할 일은 야무지게 했으나 그 밖의 일에 대해서는 무! 관! 심!이었다. 그러다 참신하게도 나이가 지긋하신 선생님이 근무하게 되셨고 나이가 있으신 분과 일하는 건 처음이라 조심스러웠다.
오신 첫날부터 이분은 고무장갑을 끼고 도서관을 훑기 시작했다. “아니 도서관에 아가들이 수시로 오는데 이렇게 먼지가 많아서 어떡한대요? 에구 여기도 먼지가 뿌옇네.” 하시며 전투적으로 쓸고 닦으셨다. 이렇게나 내 마음에 쏙 들다니!
지저분한 걸 엄청이나 싫어하는 나는 수시로 쓸고 정리했다. 그러나 어린 선생님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 거의 정리하지 않았었다. 이게 은근 스트레스였는데 이분이 오시더니 나보다 더 매의 눈으로 정리하고 깨끗하게 하셨다.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최신식의 LED등이 쫙 깔린 화려한 도서관이지만 볕이 잘 안 들고 바람도 안 드는, 자연과는 거리가 있는 도서관이었는데, 선생님은 이 도서관을 <지혜의 숲>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먼저 좋은 공기를 공급해야 한다며 최신 공기청정기 두 대를 제치고 식물을 들여오셨다. 큰 해피트리 나무 두 그루와 공기정화를 한다는 스킨답서스 화분을 4개 들여와 곳곳에 두셨다. 이렇게만 두어도 교실은 금세 초록초록 변했다.
게다가 집에 있는 예쁜 화병과 수경재배 식물들을 들고 오셔서 곳곳을 장식하셨다. 내 책상 위까지 수경재배 식물이 자리를 잡아 내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복도에 주제별 책을 전시하는 공간은 원예와 독서가 만난 융합의 장이 되었다.
한 사람의 영향력은 놀랍다. 반년도 안되어 도서관은 광이 나고 자연 친화적인 도서관과 교실이 되었다. 아이들은 잎사귀를 만져보기도 하고 나무 밑에서 책을 읽기도 한다. 초록 풀잎 같은 선생님의 손길로 우리 아이들이 식물 향내를 맡으며 초록 새싹에서 나무로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