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전학을 와서 지금은 중학년이 된 아이, 담임 선생님을 발로 차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 들어가기 싫다고 숨거나 복도에서 방황하는 등 엽기 행각을 벌이는 학생이기도 하다. 1여 년이 지난 지금, 수업 시간을 지키거나 가장 기본적으로 할 것은 하지만, 수업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따금 아이를 관찰하고 있으면 정글북의 모글리 같다는 느낌이 든다.
중학년부터 모둠을 만들어 토의를 진행하고 그 토의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이 있다. 아이들은 자연스레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다른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타협과 설득의 기술을 배워간다.
이 반도 당연히 모둠을 만들어 토의를 시작했다. 이 아이의 모둠은 신경 써서 만들었는데 리더십 있는 아이들을 더 배정해 아 아이를 도울 수 있게 의도했다. 하지만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이 아이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러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번을 참아주고 두 번을 참았으나 세 번째에서는 이 아이를 불러 내 옆에 앉혀서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왜 자꾸 나와서 네 이야기를 하는 걸까?”하고 물으니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제가 떠들고 장난쳐서요.”하고 대답한다.
마음속으로 ‘알긴 아는구나!’ 하면서도 아이가 알고 대답하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2분간 아이들이 뭐가 불편했을지 생각하고 다시 이야기하자.”라며 아이가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아이에게는 무척이나 길었나 보다.
의자에서 떨어지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다. 연신 하품하고(우리 집 반려견은 하기 싫은 걸 하면 하품하며 표현한다. 이 아이도 혹시 강아지는 아닐까?), 두 팔을 벌려 올렸다 내렸다 하고, 엎드렸다 뒤돌아보다 올려다보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아이가 생각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 정신을 빼는 시간이었다.
드디어 2분이 지나고 “그래, 어떤 생각이 들었니?” 물으니 “내가 장난쳐서 친구들이 불편했어요.”라고 대답했다. 진짜 안 자라는 것 같아 보이는 이 친구도 자라긴 자라나 보다. 이렇게 멀쩡하게 잘 대답할 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 ‘정글북의 모글리도 성장하여 불을 가지고 돌아와 밀림의 왕이 된 것처럼, 너도 언젠가는 또래 아이들과 같이 성장해서 그룹을 리드해 가는 멋진 청년으로 크길 기대해 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