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묵찌빠 할래요?

묵찌빠라니 ㅎ ㅎ

by 영자의 전성시대

개학하고 새 학기가 되면 늘 그렇듯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수업 준비를 다 해놨는데도 할 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손도 빠르고 생각도 빠른 나는 해야 할 일이 쌓여있으면 입맛도 없고 잠자리도 설어 웬만하면 일부터 끝내는 스톼일이다.


처리할 일들과 계획안까지 3일 안에 끝내리라 다짐하고 시간분배를 마치고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점심시간 뒤에 일을 해 끝내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고 커피를 주야장천 들이키며 정신없이 일하고 있을 때였다.


"선생님 저랑 묵찌빠 할래요?" 하며 어느 아가가 다가왔다. "뭐?" 나는 잘 못 들은 줄 알고 다시 물었다. 그 아이는 다시 "저랑 묵찌빠 할래요?" 하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나는 잠시 '멍'하다가 "아, 묵찌빠!" 그러다 다시 '나랑 지금 묵찌빠를 하자는 거지?' 하며 생각하다,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선생님이랑 묵찌빠가 하고 싶은 거야?" "네 선생님도 하고 싶어요?" 하는 아이에게 "아니, 난 안 하고 싶은데."라고 말하며 "옆의 친구랑 묵찌빠 하는 건 어떠니?" 그랬더니 "네" 하며 신나서 간다.


'와, 내가 묵찌빠를 언제 해봤더라?' 잠시 일을 멈추고 생각해 보니 기억에도 없다. '나에게 묵찌빠를 하자고 물어준 적은 언제지?' 하니 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 묵찌빠를 하자고 청해주다니 황당하기도 하지만 고맙기도 하다. 덕분에 일의 우물에서 나와 잠시 생각의 환기를 하고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의 힘을 받게 해 주었으니 말이다.


그래, 일보다 아이들과 놀고 사랑해 주는 것이 먼저지.

아가야, 다음에도 나에게 묵찌빠 하자고 청해주겠니? 그럼 꼭 내가 이겨볼게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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