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는 어른으로
자라길

혼내는 선생님의 마음

by 영자의 전성시대

중학년 때 전학 와서 이제는 6학년이 된 아이가 있다. 들어올 때부터 학습에 잘 집중하지 못하고, 준비물도 대부분 챙기지 못하는 모습이 종종 관찰되었다. 당연히 과제는 해오는 날이 드물었고 그렇게 그 아이는 커갔다.


6학년 된 아이는 여전했다. 모둠과제도 안 해와서 다른 아이들에게 민폐였고 가져와야 할 책도 준비하지 않았다. 내가 하는 말도 잘 이해하기 어려운 듯했다. 그러니 '내 수업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들까? '하며 넘어가 준 적도 있다.


오늘도 역시나 책도 과제도 준비하지 않은 아이의 모습이었다. 수업은 시작했는데 한참이 흘러도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나는 "ㅇㅇ아, 책을 준비 안 했으면 선생님에게 빌려달라고 부탁해야 하지 않겠니? 네가 아무 말도 안 하는데 내가 먼저 너한테 주지는 않을 거야."라고 말하며 알아듣기를 바랐다.


그러나 아이는 또 가만히 앉아있는 거다. 시간을 때우다 다음시간에 "다 못했는데요." 하면 그냥 넘어갈 거라 생각하는 것 같아 '이건 아니지'싶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아이에게 "계속 가만히 앉아있을 거야? 그럼 나도 너를 보내지 않고 할 때까지 계속 남아있게 할 거야!"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아이는 그제야 마지못해 일어나 가까이 오더니 "책이 없는데 책 좀 빌려주세요."라고 지나가는 말 처럼 하는 거다. 예의 없는 말투에 나는 기분이 상해버렸다. 그냥 책을 빌려주고 지나치면 편했겠지만, 그 아이에게 제대로 질책하고 가르쳐 주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나는 "지금 책만 빌려주면 되는 걸까? 너의 태도를 한번 생각해 봐. 그 말투로 빌려달라고 하면 내가 빌려주고 싶겠니?" 아이는 "아니요" 나는 다시 "아니라면서 왜 선생님한테 그렇게 말하니? 그리고 문제를 내가 만든 거니? 네가 만든 거니?" 아이는 "저요"라고 말한다. 알기는 아네.


"이건 책을 안 가져온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첫째 준비물을 챙겨 오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가 문제이고, 둘째로 예의 없게 말한 말투도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네가 예쁘게 말했으면 나도 네게 예쁘게 말하지 않았겠니? 그리고 네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이제 네가 챙겨서 준비해야 한단다."


전학 올 때부터 하고 싶었던 말을 아이에게 전하고 나니 '왜 이제야 가르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가 혹시 어려워서 잘 못 따라오는 걸 수도 있으니 무심한 척 가서 자세히 지도했다. 가시처럼 들렸을 내 말을 조금은 완화시키려 더 신경 써서 가르쳤다.


이 아이를 야단치는 목적은 분명하다. 공부를 잘하라는 것도, 성적을 높이라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해서 자기 삶을 바르게 제대로 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말이 지금 입에서는 쓰지만 잘 자리 잡아 아이의 성장에 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를 보내며 드는 지금 나의 생각을 너는 절대 모르겠지? 내 입의 말보다는 내 마음의 말을 느껴 섭섭해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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