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녀와 여인 사이
이 영자
꽃빛깔 머금고
수줍은 소녀의 모습으로
발그레하게
여인의 삶을 살고자
사색될 일들
겪어내며
퇴색하는 화색을 붙들고
볼터치 두들기며
꽃빛깔 인생이었노라
힘차게 외치건만
들어줄 감정조차 없으니
아, 나의 화색도는 시간이여!
내 고운 빛 찾아 두리번거리다
그만 가버린 날들에
통곡한다
흩어진 빛깔 내 몸에 묻혀
나 돌아왔노라
힘차게 외치건만
들어줄 마음조차 남아 있지 않으니
아, 화색도는 그리운 시간이여!
그리운 바람이여!
그리운 무모함이여!
창백한 얼굴의 미련만 들어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