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미치기 전에 방학을 한다.

나의 사유 에세이 5

by 영자의 전성시대

“방학이다!”

교사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다. “교사가 미치기 전에 방학을 하고, 학부모가 미치기 전에 개학을 한다.” 정말 진리의 말이다.

교사의 미침은 일반적 미침과는 다르다. 교사가 아이들을 충분히 사랑할 힘이 마음 안에 없는 것, 이것을 ‘미침’으로 볼 수 있다.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이전에 아이들에 대해 파악하고 그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건 꽤나 힘이 드는 작업이다. 어느 아이는 한 뼘만 내어주면 다가오는가 하면, 어느 아이는 내 것을 다 주어도 올까 말까 한다. 내 마음을 내주기 전에 이 거리부터 파악해야 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2단계로 파악이 끝나면 개인 차대로 표현해 주어야 한다. 어느 아이는 말만 해도 알아듣고 가까워지는가 하면, 어느 아이는 나의 눈빛으로 공감해주고, 어느 아이는 나의 시간과 정성을 주어야 가능해지기도 하다. 어느 아이는 시간과 비례해 시나브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가끔은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순간 저 멀리 달아나는 골치 아픈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드시 아이는 마음을 주면 자기 마음을 보여준다. 이 순간이 오기까지 교사는 자기의 모든 에너지를 태워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나의 에너지가 고갈될 즈음, 어느 아이로부터 에너지를 충전받기도 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아이에게 배터리를 선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생각지도 못한 어느 날, 나의 모든 에너지를 남김없이 가져가는 아이나 학부모도 공존한다.



물론 교사는 신이 아니다. 그래서 한계는 분명 있다. 그 한계를 넘지 못해 자괴감에 빠져 몇 년 만에 그만두기도 하고, 그 한계를 너무 잘 알아 타성에 젖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개별 차 또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어느 교사는 200 프로의 힘을 가지고 날아다니는가 하면, 어느 교사는 시작부터 80 프로밖에 없어 흐물흐물하게 기어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느낀 대부분의 교사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 학생의 마음을 지켜내려 한다. 잠깐의 급식 시간에도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의 에피소드들을 공유하고, 심지어 회식 시간에도 학생들의 이야기로 꽉 채운다. 마음 다친 아이가 있으면 같이 속상해하고 그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며 안타까워한다. 못된 구석이 있는 아이는 있는 힘을 다해 못된 구석을 빼내려 노력한다. 모가 난 아이는 그 모가 특별함인지 먼저 분별하고 특별함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이해한다. 누구 하나가 귀한 것이 아닌 너희 모두가 귀하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 말과 행동을 고르고 고른다. 참으로 한 학기 동안 맘 편히 하루를 보내지 못하고, 학기 중에 쉬는 날은 생각도 못 한다. 누군가는 ‘교사가 잘만 가르치면 되지’라는 구석기시대적 발언을 한다지만 우리는 안다. 교사는 어느 시대건 간에 전인격적으로 학생을 만나야 한다는 것을.

이러니 교사는 미칠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 미치기 전에 방학이 왔다.


어머님들, 방학 동안 파이팅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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