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by 영자의 전성시대

요즘 오은영 박사가 하는 프로그램마다 충격적이다. 10년 전에 하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때만 해도 밥을 안 먹겠다고 2시간씩 떼 부리는 아이라든가, 화가 나면 소리를 바락바락 지른 아이들이 나왔다. 그중 손가락을 심하게 빠는 아이를 보며 혀를 끌끌 차며 엄청 걱정했던 기억도 있다. 대부분의 설루션이 바른 부모의 사랑 표현이라거나, 넘치지 않는 절제된 사랑을 주라는 것이었다. 결국 아이의 병은 부모가 키우는 거였다.


이 당시 나는 아이들이 어렸고 독박 육아로 늘 외롭고 허덕이던 상황이었다.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힘이 되는 존재는 맞지만, 나를 고립시키고 힘을 잃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짜증도 내고 훈육할 때면 나의 감정을 쏟아내기도 했다. 곧 후회했지만 아이들에게 사과를 한다거나, 내 마음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중요했지만 가끔은 나도 중요했다. 나를 생각하는 마음과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부딪쳐 괴로울 때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보면 그게 내 아이의 마음 일까 봐 마음 졸이며 시청했고, 설루션이 나오면 내가 그 부모 같을까 봐 마음 졸였다. 하지만 시청하고 나면 내 안의 카타르시스로 인해 용기가 났고 아이들에게 “엄마가 아까 미안해.”라고 사과와 나에 대한 설명을 했다. 때로는 “아가들, 엄마가 하늘만큼 사랑해.”라고 사랑고백을 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해하던 아이들이 나중에는 “엄마, 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봤지?”하며 놀리기도 했다. 그러면 난 멋쩍은 웃음으로 넘어갔다.




이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보다 강력한 ‘금쪽같은 내 새끼’가 나온다. 너무 강력해서 처음에는 보는 내내 나의 옷깃이 젖을 만큼 울었다. 어린아이가 저렇게까지 괴로워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 아이를 인내하며 바라보는 부모다운 부모를 보며 자기반성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부모의 양육방식과 관계없이 오롯이 아이로 인해 문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예민한 아이, 너무 섬세한 아이, 원인 모르게 그냥 아픈 아이 등등 서럽게 아픈 아이들과 부모를 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답”이 있었는데 이젠 답이 없다. ‘답이 없다’는 건 참 무서운 일이다. 다만 계속적인 노력으로 상황을 나아지게 만드는 게 설루션이다. 나아지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긴 시간 답을 찾아가다 보면 언젠가 아이의 마음이 평안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게 될 거라 희망하며 믿는다. 또한 이것을 우리는 소망한다.


부모는 어렵다. 아이가 아가일 때도 어렵고, 청소년기에는 더 어렵고, 아이가 어른이 되면 더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그 어려움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성숙해간다. 부모라는 이름이 주는 문제를 잘 풀어가다 보면 어느새 나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좋은 어른으로 서서 ‘금쪽같은 내 새끼’ 뿐 아니라 ‘금쪽같은 남의 새끼’도 품어주는 든든한 어른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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