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머리가 길어 축축 늘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귀 옆도 흰머리가 조금씩 보였고 자고 나면 머리가 딱 붙어 초라하게 보였다.
아니 사실 초라해진 건 내 마음이다. 머리카락 하나에 의미부여를 해가며 나를 초라하게 보이게 만드는 내 마음인 거다. 난 한 달여를 이 마음과 싸워가며 머리를 감았다 묶었다 하며 예쁘게 보이려 했다. 그러면서 '나의 외모는 나를 초라하게 만들지 못한다'라고 스스로를 세뇌했다.
그러나
난 오늘 미용실을 찾았고 머리에 덕지덕지 펌 약을 바르고 앉아있다. "흐흐" 실소가 나왔다.
이게 머라고! 그냥 미용실 가서 2시간 앉아있으면 풍성한 머리가 나올 텐데 이게 머라고! 그걸 심각하게 마음이냐 외모냐를 따져가며 싸워온 나 자신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