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수평적 리더십이라는 허상

by 하나둘셋

관리자에게 수평적 리더십과 소통은 무슨 수학 공식처럼 요구되는 덕목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둘 다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한다.


수평적 리더십은 리더가 권위를 갖췄을 때만 날개의 역할을 한다. 권위란 팀원들로 하여금 (뒤에서는 욕을 하더라도 결국은) 나를 따르게 만들고 목표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다. 리더에게 이러한 힘이 없는데 수평적 리더십이 무슨 소용일까.


소통도 마찬가지다. 소통은 리더가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기술이 아니라 직원들로 하여금 리더에게 다가오게 만드는 기술이다. 리더는 귀찮아 죽겠는데 직원들이 자꾸 와서 업무를 의논하고 조언을 구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소통 과정이다.


이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리더가 무턱대고 수평적 리더십과 소통을 중요시하면 결과는 참혹하다. 그 경우, 어느새 리더는 한없이 가벼운 사람이 되어 있고 직원들이 리더와 친구 먹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리더와 친구도 뭣도 하고 싶지 않은 대부분의 직원들은 리더를 한심하게 생각하며 피하려 들고 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업무가 잘 돌아갈 리도 만무하다.



프로야구팀 두산베어스의 감독이었던 이승엽은 부임하면서부터 '소통'과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했었다. 두산베어스에서 은퇴한 김재호 선수는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서 이승엽에 대해 회고하면서 '국민 타자였고 대 선배라서 정말 어렵게 느꼈는데 먼저 다가와 주시고 편하게 대해 주셨다. 근데 그게 계속되니까 어느 순간 선수들이 선을 넘더라. 그걸 보고 선수와 감독 사이에 어느 정도 선은 그어놔야겠다는 생각을 정립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승엽은 성적 부진 등의 사유로 올해 중도 사퇴했다. 슈퍼스타이자 국가대표 4번 타자로서 온갖 압박을 이겨낸 이승엽 같은 사람도 수평적 리더십이나 소통만으로는 관리자로서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



소통이나 수평적 리더십은 팀장으로서 권위를 먼저 갖춘 후에 발휘할 소양이다. 리더가 됐다면 어떻게 권위를 갖출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이때에도 권위와 권위주의를 구분해서 행동해야 한다. 너무나 어려운 길이다.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다. 하지만 노력해야 한다.


권위를 갖추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뭐냐고 묻는다면 개인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추천할만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추천 사유는 우리 같은 범인이 실천하기에 그나마 쉽기 때문이다.


1. 되도록 침묵한다. 특히 비난, 비판의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2. 팀원들과 거리를 유지한다. 그 상태에서 팀원들을 세심히 관찰한다. 각각의 성향, 장단점, 쓰임새를 가늠하고 그에 맞춰 업무를 배분하고 팀을 운영한다.

3. 상벌에 있어서는 '돌아이'다 싶을 정도의 단호함을 보인다.


위 세 가지 추천 방법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언젠가' 이어서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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