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에 가장 좋은 달을
고르라기에
웅덩이에 빠진 날부터
옹이 박히는 순간들까지
뒷걸음질 치며 물었네요
좋은 적 기억나니?
영영 끝나지 않는 납빛
우물쭈물 담을 넘는 곰살궂은 햇살
매서운 찬바람보다
발 빠르게 멀어지는 인정의 흔적들
능글맞은 해동
낙숫물 토해내는 소리
덩그러니 2월이더군요
번뇌를 이겨먹으려다
허용을 내주고
어찌어찌 살다 보니
타 죽을 듯한 분별도 녹아들어
드디어 만만해지는 사랑
역시나
내게 좋은 건
11월
허나
그마저도 잊히려나 봐요
일 년 하고 열두 달은
내내 기다림
시작하려는 끝자락
막바지를 어둡게 하려는 꽃시샘
물들이기에는 아스라한
보이기 전에 봄
이제야 내게 당도하는 2월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