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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땅콩 Nov 08. 2024

혼자만의 여행

동창들과 떠나는 아내에게





쌀을 일어요

낯설게 아주 낯설게

물을 부어요

여기서는 한결같아 익숙하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려 해


멀어지며 미안하다 말해요

혼자여서 미안한 미안한 게 아니라고

손을 흔들어요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마중을 와요

나도 몰래 흔들렸


미안하고 미안하면 안 되는

나와 당신의 틈 

밀물이 들고 달이차서

뭉뚝해진 길이 무너졌네요

미어졌네요

당신도 울고 나도


인천 가는 버스와

바다 건너비행기

거기서는 흔들리지 말아요

의자라도 꼭 붙들어요

나 때문에

울었던 지난 세월을 내려놓을 수 있게...


나를 일어요

깨어나게

당신을 가득 부어요

뜨겁게 익어서 넘쳐흐르게요

낯설고도 익숙한

처음이 되돌아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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